韓대통령 첫 스페인 의회 연설…"상호방문의 해 연장"
스페인 상원의장 "금란지교…韓, 스페인의 우정 기대해도 좋다"
스페인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오후(현지시간) 스페인 상원을 찾아 연설을 통해 "스페인과 한국은 포용과 상생, 연대와 협력으로 새로운 도전에 함께 대응하며 공동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스페인 의원들 앞에서 한·스페인 우호 협력관계 증진에 대해 연설을 했다.

스페인을 방문하는 국빈은 관례적으로 상원을 찾아 연설한다.

문 대통령은 "스페인은 포용과 상생, 이해와 협의를 통해 국제적 분열을 해소하는 '연결 국가'를 추구하고, 한국은 대륙과 해양을 잇고 선진국과 개도국을 연결하는 '교량 국가'를 꿈꾼다"면서 "진실로 스페인과 한국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고 강조했다.

한·스페인 양국 국민이 20세기 내전과 권위주의를 극복하며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나고, 민주주의 힘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는 점도 닮은꼴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연대와 협력의 힘으로 코로나를 극복하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동질감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한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의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제 우리는 70년간 쌓아온 우정·신뢰를 바탕으로 더 강화된 협력을 통해 세계의 공동 번영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은 '상호 방문의 해'를 연장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를 통해 양국 국민들의 우정과 신뢰가 더욱 깊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스페인은 2020∼2021년을 상호 방문의 해로 지정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은 산티아고 길을 사랑한다.

스페인이 창조한 불멸의 캐릭터 '돈키호테'를 읽으며 인간적 고뇌에 공감한다"며 "K-팝과 한국 영화를 즐기는 스페인 국민들도 늘고 있다"며 한·스페인 양국 국민의 교류 확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필라르 요프 스페인 상원의장은 "한국과 스페인은 사회를 작동시키는 가치관이 유사하다"며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국제사회의 확고한 비전으로 이어지고 있고, 기후변화 등 공동의 과제에 기여할 것이 많다"고 밝혔다.

요프 상원의장은 "한국어에 아주 아름다운 '금란지교'라는 말이 있다.

황금같은 아름다운 우애를 상징하는 것"이라며 "스페인은 한국의 우정을 더 기대하고, 한국 역시 스페인의 우정을 기대해도 좋다는 말씀을 감히 드린다"고 말했다.

또 "스페인 청년은 한국의 문화, 음식, 음악, 영화에 열광하고 있고, 많은 스페인 국민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한다"며 "스페인 의회는 의회 외교를 통해 함께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