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7층 제한 등 사업성 낮아
조합 설립하고도 재건축 중단
공공참여…용적률·용도 높여
사업기간 절반 줄어 내년 인가
'공공재개발' 장위9도 속도
뉴타운 해제 후 노후화 심해져
"9월 사업 약정…2024년 이주"
내년이면 40년차가 되는 염광아파트(1983년 입주) 등을 포함한 망우1구역(2만5109㎡)은 2000년대 후반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진척이 없었다. 하지만 공공재건축으로 선회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게 됐다. 오는 9월께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시행자로 지정해 2025년 이주와 착공이 기대된다.
공공개발로 사업 속도
망우1구역은 2012년 조합 설립에 성공했다. 재건축을 위한 주요 관문을 넘었음에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은 낮은 사업성 때문이다. 높이가 7층으로 제한되는 2종 일반주거지역인 데다 용적률도 낮았다. 망우1구역은 지난 4월 공공재건축 후보지 다섯 곳 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변화를 맞았다. 공공재건축은 LH 등 공공기관이 시행에 참여해 공공성을 높이고, 용적률 인센티브와 통합심의 등 각종 혜택을 주는 사업이다. 망우1구역은 인센티브를 받아 3종 일반주거로 종상향이 이뤄진다. 용적률은 기존 민간사업 178%에서 270%로 100%포인트가량 높아진다. 최고 층수는 13층에서 28층으로, 총 가구 수는 344가구에서 481가구로 늘어난다.무엇보다 준공까지 걸리는 시간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3월 사업시행인가, 2024년 3월 관리처분인가가 가능할 것으로 국토부는 추정했다. 약 4년 만인 2025년 9월 이주 및 착공이 가능해진다. 이승용 LH 공공재건축부장은 “통합심의 등을 통해 민간사업 대비 기간이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재개발 후보지 중 하나인 성북구 장위9구역(8만5878㎡) 역시 ‘초스피드’ 착공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공공재건축과 마찬가지로 LH가 사업 시행에 참여해 공공성을 높이고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20%까지 올려주는 사업이다. 현재 2종 7층 일반주거지역인 이 일대는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상향 된다. 용적률은 298%로 늘어나 최고 35층, 12개 동, 2434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장위9구역은 2008년 장위뉴타운으로 지정됐다가 낮은 사업성과 조합원 간 갈등으로 2017년 구역 해제됐다. 주변 장위1·2·7구역이 고층 아파트 단지로 변신하는 동안 노후화는 더 심해졌다. 총 442개 동 중 75%가 지은 지 30년이 넘었다. 김지훈 장위9구역 추진준비위원장은 “신속한 인허가 하나만으로도 큰 인센티브”라며 “9월 시행약정체결을 시작으로 2024년이면 이주 및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동의가 변수
공공재개발·재건축은 정부가 작년 ‘5·6 대책’과 ‘8·4 대책’을 통해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 정비사업 방식이다. 공공재개발 후보지 24곳(1차 8곳, 2차 16곳)은 총 2만5000가구 규모다. 공공재건축 선도사업지 5곳은 총 2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공공재개발 후보지 중 2곳(용두1-6, 신설1)은 최근 주민 동의율을 확보해 각각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LH를 시행자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장위9는 준비위 구성을 위한 30% 동의를 확보한 상황으로 이달 안에 66.7% 동의율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재개발을 위해선 조합이 설립된 구역은 조합원 50%, 신규 구역과 해제구역은 66.7%의 동의가 필요하다.
공공재건축은 선도사업지 5곳 중 2곳(중곡, 망우1)을 대상으로 최근 심층 컨설팅 주민설명회가 이뤄졌다. 광진구 중곡아파트에서 주민 77% 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망우1구역은 이달 14일 기준 주민 26% 동의를 확보했다. 공공재건축은 소유주 절반 이상이 동의해야 추진할 수 있다.
서울시가 재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해 이달 초 주거정비지수제와 2종 7층 일반주거지역 폐지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공공재개발 사업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LH 관계자는 “지난해 공공재개발 공모 신청 지구 중 상당수가 주거정비지수 요건 미달로 탈락했다”며 “주거정비지수 폐지로 더 많은 지구가 공공재개발 공모 대상이 돼 환영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