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일(현지시간) 현행 '제로 금리'를 유지했지만, 향후 금리 인상 시기는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까지 최소 2차례, 0.5%포인트(p)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이전보다 1%포인트 높은 3.4%로 상향했다. 일각에서 기대했던 테이퍼링(완화축소)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연준은 이틀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 후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날 공개한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2023년 두 차례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견해는 18명의 위원 중 11명이 냈다. 한 차례 금리인상 전망까지 포함하면 13명이 '금리 조기 인상'에 힘을 실었다.

지난 3월 '2023년까지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다수 의견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막을 연 '제로금리'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실제 연준은 성명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증가함에 따라 대유행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감소했고 경제 활동과 고용의 지표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번 성명에 있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엄청난 인적 및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는 표현은 삭제됐다.

연준은 미국 경제 및 물가 전망도 변경했다.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기존 2.4%에서 3.4%로 대폭 상향했다. 2022년 전망치는 2.0%에서 2.1%로, 2023년은 2.1%에서 2.2%로 각각 올려잡았다. 다만 연준은 "최근의 물가 급상승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예상치도 6.5%에서 7.0%로 높였다. 내년은 3.3%로 동일했지만, 2023년에는 2.2%에서 2.4%로 미미하게 조정했다. 실업률 추정치는 4.5%로 변동이 없었다.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 규모에는 변화가 없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관한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했지만, 일정표 등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