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신기록 작성하고 금메달
서경덕 교수 "손기정 소개 정확히 하라" 항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7일 "일본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주변에 위치한 '일본 올림픽 박물관'에 손기정을 일본인처럼 전시하고 있다"며 "박물관 내 역대 '일본인 금메달리스트'를 소개하는 코너에 손기정 선수를 최상단에 배치했다"고 전했다.
손기정은 1912년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마라톤에 두각을 나타냈다. 1936년 제 11회 독일 베를린 올림픽에서 2시간 29분 19초2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며 우승했다.
당시 일제 강점기로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출전했지만 손기정은 한국인으로 해방 이후 한국인 후계자를 키우는데 전념했다. 192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서윤복을 우승케 했고, 함기용, 송길윤, 최윤칠 등도 발굴했다.
대한체육회가 선정한 초대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인 손기정은 2002년 11월 15일 별세했지만, 그가 수학했던 옛 만리동 양정고등학교 자리에 손기정 체육공원과 손기정기념관이 운영 중이다. 서 교수는 "도쿄에 거주 중인 많은 분들의 제보를 받아 확인한 결과 손기정 선수가 월계관을 쓰고 시상대에 서 있는 사진을 전시하면서, 일본어로 '손기정, 1936년 베를린 대회 육상경기 남자 마라톤'이라고만 설명을 달아놨다"며 "관람객들이 역대 '일본인 금메달리스트'를 소개하는 공간에서 손기정 선수를 마주하게 되면, 현재로서는 일본인으로 오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손기정 선수에 대해 IOC 홈페이지에서는 당시 한국은 일제강점기 시기를 겪었다는 역사적 설명과 함께 'Sohn Kee-chung of Korea (South Korea)'라고 설명하며 한국인임을 밝히고 있다.
서 교수는 "IOC가 밝혔듯이 손기정 선수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넣어 관람객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항의 메일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일본 올림픽위원회 측에 보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손기정 선수가 일장기를 달고 일본 선수단으로 출전한 건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손기정은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제대로 알려야만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