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신호, 中은 비축분 방출 예고…원자재 '긴축 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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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듐 11%·은 7% 급락
Fed, 조기 긴축으로 선회
원자재 투자심리 빠르게 식어
中 "시장에 알루미늄·아연 풀 것"
달러가치 상승세도 악재로
잘나가던 원자재 ETF '약세'
Fed, 조기 긴축으로 선회
원자재 투자심리 빠르게 식어
中 "시장에 알루미늄·아연 풀 것"
달러가치 상승세도 악재로
잘나가던 원자재 ETF '약세'
“금속 목재 등 원자재 가격은 이미 고점을 찍었다. 앞으로 내려갈 일만 남았다.”(짐 크레이머 CNBC 분석가)
미국 중앙은행(Fed)발(發) 원자재 시장 패닉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금과 은 원유 옥수수 등 폼목을 가리지 않고 있다. Fed의 갑작스러운 조기 긴축 신호가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엔 별 타격을 주지 않았는데 원자재 시장에만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을 불러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임 아슬람 에이바트레이드 수석 시장분석가는 “원자재 시장이 충격에 휩싸인 건 Fed가 (예상과 달리) 금리 인상 시간표를 조정했기 때문”이라며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커지면서 원자재의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 회피용으로 원자재 투자를 확대했는데, 조기 긴축 가능성이 불거지자 투자를 재고하려는 분위기가 생겼다는 것이다.
중국 국가식량물자비축국이 구리와 알루미늄 아연 등 정부의 금속 비축물량을 시장에 대거 풀겠다고 밝힌 것도 투기 수요를 누르는 데 일조하고 있다. 대니얼 갈리 TD증권 전략가는 “중국이 동시다발적으로 원자재 투기를 강력히 단속하기 시작했다”며 “투자시장의 매수 심리가 약화됐다”고 전했다.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7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전날 대비 0.78% 오른 91.91을 기록했다. 지난 4월 13일(91.96) 후 2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전날 상승률도 0.6%에 달했다. 2거래일을 합한 상승폭은 올 들어 최대였다.
달러 가치가 급등세를 타는 건 전날 Fed가 미 물가상승률 및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높이는 등 조기 정상화 기대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7.0%로, 1984년(7.2%) 후 37년 만에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달러 강세가 다시 꺾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최소 1~2년간은 국채 매입 등 양적완화 정책이 계속될 수밖에 없어서다. 미국 외 지역 경제가 점차 제 궤도에 오를 것이란 점도 달러가 언젠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투자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 달러는 점점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별 원자재 ETF도 동반 하락했다. 금 ETF(GLD)가 3.07% 떨어진 것을 비롯해 팔라듐(PALL) -10.56%, 백금(PPLT) -5.86%, 은(SLV) -4.79%, 구리(CPER) -2.98%, 원유(USO) -1.46%, 휘발유(UGA) -0.61% 등의 낙폭을 보였다.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농산물 ETF의 상승세도 꺾였다. 대두 ETF(SOYB)가 하루 새 6.23% 떨어졌고, 옥수수(CORN)는 6.25% 밀렸다. 옥수수와 대두 ETF는 지난 1주일간 13% 급락했다.
반면 달러인덱스를 추종하는 ETF인 ‘인베스코 DB 미국 달러 인덱스 펀드’(UUP)는 0.77% 상승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설지연 기자 road@hankyung.com
미국 중앙은행(Fed)발(發) 원자재 시장 패닉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금과 은 원유 옥수수 등 폼목을 가리지 않고 있다. Fed의 갑작스러운 조기 긴축 신호가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엔 별 타격을 주지 않았는데 원자재 시장에만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을 불러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긴축 신호에 중국 비축분 풀리기까지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급락세를 보인 건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부터다. Fed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 첫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3개월 전보다 1년 앞당겨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총 18명의 Fed 위원 중 7명은 내년 금리 인상을 예상했기 때문에 차기 회의에서 긴축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나임 아슬람 에이바트레이드 수석 시장분석가는 “원자재 시장이 충격에 휩싸인 건 Fed가 (예상과 달리) 금리 인상 시간표를 조정했기 때문”이라며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커지면서 원자재의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 회피용으로 원자재 투자를 확대했는데, 조기 긴축 가능성이 불거지자 투자를 재고하려는 분위기가 생겼다는 것이다.
중국 국가식량물자비축국이 구리와 알루미늄 아연 등 정부의 금속 비축물량을 시장에 대거 풀겠다고 밝힌 것도 투기 수요를 누르는 데 일조하고 있다. 대니얼 갈리 TD증권 전략가는 “중국이 동시다발적으로 원자재 투기를 강력히 단속하기 시작했다”며 “투자시장의 매수 심리가 약화됐다”고 전했다.
2개월 만에 최고치 찍은 달러 가치
달러 가치가 갑자기 뛰는 것도 원자재 시장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원자재는 국제 선물시장에서 주로 미 달러로 거래되는데, 달러 가치가 오르면 상품 가격을 비싸게 만들고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를 낸다.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7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전날 대비 0.78% 오른 91.91을 기록했다. 지난 4월 13일(91.96) 후 2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전날 상승률도 0.6%에 달했다. 2거래일을 합한 상승폭은 올 들어 최대였다.
달러 가치가 급등세를 타는 건 전날 Fed가 미 물가상승률 및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높이는 등 조기 정상화 기대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7.0%로, 1984년(7.2%) 후 37년 만에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달러 강세가 다시 꺾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최소 1~2년간은 국채 매입 등 양적완화 정책이 계속될 수밖에 없어서다. 미국 외 지역 경제가 점차 제 궤도에 오를 것이란 점도 달러가 언젠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투자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 달러는 점점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자재 ETF도 “좋은 시절 갔다”
국내외 원자재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약세로 돌아섰다. 원자재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인 ‘인베스코 DB 커머디티 인덱스 트래킹 펀드’(DBC)는 이날 전날보다 2.59% 하락 마감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원자재 14개 가격을 반영한 지수에 따라 움직이는 펀드다. 올 들어 25% 이상 올랐던 이 ETF는 지난 11일부터 약세로 돌아서 1주일 동안 5%가량 떨어졌다.개별 원자재 ETF도 동반 하락했다. 금 ETF(GLD)가 3.07% 떨어진 것을 비롯해 팔라듐(PALL) -10.56%, 백금(PPLT) -5.86%, 은(SLV) -4.79%, 구리(CPER) -2.98%, 원유(USO) -1.46%, 휘발유(UGA) -0.61% 등의 낙폭을 보였다.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농산물 ETF의 상승세도 꺾였다. 대두 ETF(SOYB)가 하루 새 6.23% 떨어졌고, 옥수수(CORN)는 6.25% 밀렸다. 옥수수와 대두 ETF는 지난 1주일간 13% 급락했다.
반면 달러인덱스를 추종하는 ETF인 ‘인베스코 DB 미국 달러 인덱스 펀드’(UUP)는 0.77% 상승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설지연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