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노상 술판 벌어지는 탑동광장 폐쇄 추진

피서지로 인기가 많은 제주도. 하지만 여름철이면 밤이 돼도 더위가 좀처럼 식지 않아 잠을 이루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피서객들이 해가 저문 뒤 야외 곳곳에 모여 음주·취식을 하면서 코로나19 방역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닌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열대야 심한 제주…야간 피서객 방역수칙 위반 어쩌나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2011∼2020) 평균 열대야 발생 일수는 제주 36일, 서귀포 32.7일로 전국 평균(23.4일)을 한참 웃돌았다.

제주에서 열대야가 가장 심했던 해는 무더위와 가뭄이 기승을 부린 2013년이다.

이 해에 제주에서는 열대야가 51일이나 발생한 데다가 7월 12일부터 8월 24일까지 무려 44일 연속으로 열대야가 나타나 시민들이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서귀포에서는 7월 7일부터 8월 24일까지 49일간 열대야가 이어지는 등 총 57일간 열대야가 나타났다.

이처럼 유독 제주에서 열대야가 많이 나타나는 건 섬이라는 특성상 해양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내륙과 비교해 천천히 데워지고 천천히 식는 바다의 영향으로 최고기온은 내륙보다 낮지만, 최저기온은 높게 나타나며, 일교차가 적다.

습도가 높은 것도 기온이 천천히 떨어지도록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열대야 심한 제주…야간 피서객 방역수칙 위반 어쩌나
이처럼 밤에도 기승을 부리는 더위 탓에 여름철 제주도민들은 아예 집에서 나와 바닷가 등 시원한 곳을 찾아 돗자리를 깔거나 텐트를 치고서 음식을 먹고 잠을 청하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그간 야간 피서객들이 몰리던 곳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식당이나 술집 등에 오래 머무를 수 없다 보니 야외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도내 해수욕장은 아직 개장도 하지 않았지만, 낮에는 물론 밤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백사장이나 방파제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음식물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해수욕장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전에는 야간에도 문을 열었지만, 제주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방역 강화를 위해 해수욕장 여간 개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

열대야 심한 제주…야간 피서객 방역수칙 위반 어쩌나
또한 이달 들어 부쩍 기온이 오르면서 제주시 탑동광장에는 밤에 사람들이 몰려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상태로 음주·취식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주말에 탑동광장 일대 쓰레기 발생량이 급증해 평소의 5배인 하루 1t에 달하기까지 했다.

이에 제주시가 인파가 몰리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그물과 진입 금지 줄 등을 설치하고 오후 10시 이후에는 가로등까지 껐으며, 이 일대에서 집중 계도 활동도 벌였다.

그런데도 야간 음주·취식 행위가 완전히 근절되지 않자 시는 탑동광장과 인근 테마거리(서부두횟집거리∼라마다호텔 방파제 산책로) 1.3㎞ 구간에 대한 시설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

시는 다음 주께 탑동광장과 테마거리 일시 폐쇄 행정명령을 고시하고, 이후 자치경찰 등의 협조를 받아 이 일대를 순찰하고 방역수칙 준수 여부에 대한 단속을 벌일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