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선택 주저안한 '구광모의 LG' 3년…배터리·OLED·전장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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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회장 취임 3년 선택과 집중
스마트폰 등 10여개 사업 정리
CSO 조직이 사업별 옥석 가리기
인수합병 등에 3년간 4조 투입
OLED 증설…올 매출 5조 기대
배터리·유망주 전장 '통큰' 투자
스마트폰 등 10여개 사업 정리
CSO 조직이 사업별 옥석 가리기
인수합병 등에 3년간 4조 투입
OLED 증설…올 매출 5조 기대
배터리·유망주 전장 '통큰' 투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오는 29일 ㈜LG 회장 취임 만 3년을 맞는다. 구 회장의 3년은 ‘선택과 집중’이란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지지부진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해 역량을 비축하고 이를 핵심 전략 사업에 쏟아붓는 방식이다. 경제계에서는 올해를 구광모호의 터닝 포인트로 평가한다. 취임 초부터 전략 자원을 집중한 배터리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업에서 하나둘씩 유의미한 성과가 쏟아지고 있어서다.
이뿐만 아니다.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OLED(2019년 4월),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사업(2019년 12월), LG화학 편광판 사업(2020년 6월) 등도 정리하거나 매각했다. 하이라이트는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던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LG전자는 지난달부터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했다.
회사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의 첫 단계는 과감히 버리는 것”이라며 “지금도 구 회장이 주도해 주요 계열사에 설치한 최고전략책임자(CSO) 조직이 축소하거나 포기해야 할 사업을 발라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워야 할 사업에 과감히 ‘지갑’을 여는 것도 구 회장 특유의 경영 방식이다. LG그룹은 구 회장 취임 이후 3년간 인수합병(M&A)과 합작법인 설립에 4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핵심 육성 사업으로 분류한 OLED, 전장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통 큰 투자’를 이어왔다.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 사업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TV용 OLED 패널 제조사다. LG그룹과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의 수요가 늘자 중국 광저우 공장을 과감히 증설했다. OLED TV가 틈새상품이 아니라 대세가 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광저우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연간 450만 대 수준이던 OLED TV 패널 생산량이 800만 대 이상으로 늘었다.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 매출은 2018년 2조520억원에서 지난해 3조2250억원으로 57.2% 증가했다. 올해는 TV용 패널로만 5조원 이상의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의 OLED TV 사업도 호조다. OLED TV 출하량이 2018년 156만 대에서 지난해 205만 대로 31.4% 증가하는 등 시장 지배력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IPO를 통한 자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2019년 GM과 각각 1조원씩을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총 3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2025년까지 미국 테네시주에 GM과 합작한 35GWh 규모의 제2공장을 설립하는 등 미국에만 6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집어넣는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에 대한 투자도 늘릴 예정이다.
전장은 올해보다 내년, 내년보다 후년이 기대되는 사업이다. 계열사의 수주잔액을 합한 액수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70조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LG전자와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이 함께 만든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다음달 문을 열면 수주 상승세가 한층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신중하게 고민해 결단한 부분은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라며 “핵심 사업으로 분류된 OLED와 배터리, 전장 부문은 앞으로도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과감한 정리, 더 과감한 투자
구 회장은 취임 후 성과가 지지부진하거나 발전 가능성이 낮은 10여 개 사업을 차근차근 정리했다.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하는 LG퓨어셀시스템즈를 청산한 것이 시작이었다. 전기차 배터리에 집중하기 위해 발전용 수소연료전지를 포기한 것이다. 수처리 관리회사인 하이엔텍과 환경시설 시공회사인 LG히타치워터솔루션을 매각했다.이뿐만 아니다.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OLED(2019년 4월),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사업(2019년 12월), LG화학 편광판 사업(2020년 6월) 등도 정리하거나 매각했다. 하이라이트는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던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LG전자는 지난달부터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했다.
회사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의 첫 단계는 과감히 버리는 것”이라며 “지금도 구 회장이 주도해 주요 계열사에 설치한 최고전략책임자(CSO) 조직이 축소하거나 포기해야 할 사업을 발라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워야 할 사업에 과감히 ‘지갑’을 여는 것도 구 회장 특유의 경영 방식이다. LG그룹은 구 회장 취임 이후 3년간 인수합병(M&A)과 합작법인 설립에 4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핵심 육성 사업으로 분류한 OLED, 전장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통 큰 투자’를 이어왔다.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 사업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TV용 OLED 패널 제조사다. LG그룹과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의 수요가 늘자 중국 광저우 공장을 과감히 증설했다. OLED TV가 틈새상품이 아니라 대세가 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광저우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연간 450만 대 수준이던 OLED TV 패널 생산량이 800만 대 이상으로 늘었다.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 매출은 2018년 2조520억원에서 지난해 3조2250억원으로 57.2% 증가했다. 올해는 TV용 패널로만 5조원 이상의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의 OLED TV 사업도 호조다. OLED TV 출하량이 2018년 156만 대에서 지난해 205만 대로 31.4% 증가하는 등 시장 지배력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배터리와 전장도 ‘훨훨’
구 회장의 또 다른 ‘믿을 구석’은 배터리다. 지난해 12월 LG화학의 배터리사업 부문을 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다. 배터리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확보한다는 포석이었다.LG에너지솔루션은 IPO를 통한 자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2019년 GM과 각각 1조원씩을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총 3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2025년까지 미국 테네시주에 GM과 합작한 35GWh 규모의 제2공장을 설립하는 등 미국에만 6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집어넣는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에 대한 투자도 늘릴 예정이다.
전장은 올해보다 내년, 내년보다 후년이 기대되는 사업이다. 계열사의 수주잔액을 합한 액수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70조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LG전자와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이 함께 만든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다음달 문을 열면 수주 상승세가 한층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신중하게 고민해 결단한 부분은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라며 “핵심 사업으로 분류된 OLED와 배터리, 전장 부문은 앞으로도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