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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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서울 런(Seoul Learn)’이 사면초가에 놓였다. 서울시의회 뿐 아니라 서울시교육청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하지만 서울시는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이날 온라인 교육 플랫폼 사업을 포함한
평생교육국 소관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했다. 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내부에서는 시가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서울 런'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런'은 서울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교육 플랫폼이다. 취약 계층 학생들에게 유명 강사의 온라인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게 하는 등 서울시민들에게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시는 우선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59억원을 확보해 오는 8월 중순부터 중위소득 50% 이하(잠정) 취약계층 초·중·고교생에게 교과 교육 위주로 시범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내년에는 서울 모든 초·중·고교생에게, 2023년까지 일반인 대상 직업·평생교육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3년간 소요예산은 272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 사업에 대해 민간의 영역인 사교육 시장을 침범할 뿐 아니라 교육청의 역할과도 중복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민간에 거대한 온라인 강의 시장이 존재하는데 굳이 서울시에서 이 사업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EBS 방송과 서울시교육청 교육 프로그램 등이 지원되고 있어 중복 투자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학력격차를 줄이겠다는 오 시장의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사전에 교육청과 충분한 협의를 진행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서울시민들의 다양한 배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울 런' 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창근 서울시 대변인은 "서울시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티칭'이 아닌 '코칭' 개념으로 취약계층 학생들을 위해 맞춤형 지도를 하게 된다"며 "교육 사다리를 이어가는 차원에서 민간 교육 업체들도 컨텐츠를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 런'은 서울시 뿐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시행해야할 사업"이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의회, 교육청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회에서 '서울 런' 사업에 대해 반대의 뜻을 이어간다면 서울시 추경 통과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올해 서울시 추가 경정 예산안은 오는 24~28일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한다. 본회의는 내달 2일 예정돼 있다.

하수정/최만수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