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김치는 한국 전통음식' 알려
중국 "김치는 파오차이 일종" 주장
방탄소년단은 지난 15일 자체 예능 콘텐츠 '달려라 방탄'(Run BTS)'에서 요리 사업가 백종원과 함께 김치 만들기에 나섰다. 이날 콘텐츠에서 백종원은 "우리 전통 김치를 만드는 법"이라고 강조했고,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김치엔 우리의 소울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영상의 중국어 자막에 '김치'가 '파오차이'(泡菜)로 표기돼 논란이다. 해당 영상 뿐 아니라 방탄소년단이 출연했던 모든 브이 라이브 영상 속에 '김치'가 '파오차이'로 표기됐다고 알려져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성 지역의 전통 음식으로 피클처럼 채소를 염장해 만든다. 중국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김치가 인기를 모으자 "김치는 파오차이의 일종"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까지 "내가 보기에 파오차이는 일부 소수의 몇 개 나라와 지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중국은 이런 절인 발효식품을 파오차이로 부르고, 한반도와 중국의 조선족은 김치라고 부른다"고 말해 논란이 불거졌다.
장쥔 UN주재 중국대사는 SNS에 김치 포기를 들고 엄지를 치켜 올린 자신의 사진을 게재하면서 영어로 "겨울을 다채롭게 보내는 방법 중 하나는 직접 담근 김치를 맛보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에 한국의 전문가들은 "김치는 젓갈 등 동물성 발효식품인 젓갈로 염장하는 세계 유일의 음식"이라고 차별화를 꾀했다. 이는 '달려라 방탄'의 김치 만들기에서도 백종원이 언급하기도 했다.
'우리 김치', '우리의 소울'이라고 홍보했던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탄소년단이 '파오차이'를 홍보한 꼴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게 됐다.
브이라이브를 운영하는 네이버 측은 "해당 번역은 중국어 번역 전문가들의 참여로 이뤄졌다"며 "자막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김치 중국어 표기에 대한 입장을 참고해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논란과 관련해 현재 국립국어원 등에 규정 검토 요청을 하고 회신을 기다리고 있으며 정부 의견에 따라 공식 표기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체부가 지난해 7월 제정한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표기 지침' 훈령(제427호)은 "중국에서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음식명의 관용적인 표기를 그대로 인정한다"고 규정하며 '김치'를 '파오차이'로 규정하고 있다.
이후 시민단체 반크가 이 훈령의 문제점을 발견해 시정을 요청했고 문체부는 "향후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와 전문가의 협의를 거쳐 훈령을 정비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현재까지 해당 훈령을 개정하지 않고 있다.
브이 라이브는 네이버의 영상 콘텐츠 서비스 중 하나로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을 비롯해 콘서트, 자체 콘텐츠까지 '덕질'의 필수 플랫폼으로 방탄소년단 역시 '달려라 방탄'을 브이 라이브와 자체 팬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선보여 왔다.
올해 1월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네이버가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하이브의 자회사 비엔엑스(beNX)에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약 3,548억 원을 투자하고, 자회사 비엔엑스가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양수하기로 결의하고, 비엔엑스 사명을 '위버스컴퍼니'로 변경했다. 공정거래 위원회는 지난달 네이버와 위버스 컴퍼니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