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돈이 마른다"…코로나 극복에 떨고 있는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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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확대로 코로나19 극복 가시화
정책·유동성에 의존해 상승했던 증시, 오히려 부담
전문가들 "톱다운 전략 유용한 시기" 조언
정책·유동성에 의존해 상승했던 증시, 오히려 부담
전문가들 "톱다운 전략 유용한 시기" 조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함께 코로나19 극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상으로의 복귀는 반가운 일이지만 정책과 유동성에 의존해 상승했던 증시에는 오히려 부담스러운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정부가 인위적으로라도 경기부양을 위해 풀어놨던 돈줄이 마를 우려가 있어서다. 금리 인상의 신호도 계속되는 가운데, '톱 다운 전략(거시 경제 지표 이용해 경제 흐름을 파악하고 투자하는 전략)'이 어느 때 보다 유용한 시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월 단위 상승세와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수의 상승 강도가 낮은 이유는 업종별 등락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상승, 인프라 투자 이슈와 컨택트 관련 소비 회복 기대감이 관련주에 호재로 반영되고 있다. 반면 시총 상위인 내구재, 수출관련 업종은 모멘텀 둔화를 선 반영하면서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했다. 지수는 그대로인데 증시 내부 흐름은 달라진 것이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슈는 모든 지표의 강도높은 쇼크와 서프라이즈를 유발했다"며 "1년을 넘긴 2분기부터는 점차 지표들이 정상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기저효과 소멸과 함께 비정상적인 패턴들의 정상화 과정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수출액의 경우 무역분쟁과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수준을 회복했다. 기저효과가 컸던 5월의 증감률은 무려 3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이러한 기저와 가격효과가 사라지거나 둔화되는 시기다. 경기사이클과 수출액증감률의 방향성에 민감한 한국 증시에는 결코 우호적인 환경이 아니라는 게 김 센터장의 분석이다. 품목별 소매판매 금액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평균과 비교해 보면 자동차와 가구는 40~50%, 가전은 30% 안팎의 높은 수준이 1년 가량 유지됐다. 반대로 수요가 급감했던 화장품, 의복 판매의 경우 최근 회복조짐이 분명하지만 아직도 정상화의 과정이 남았다.
내구재 소비 호황의 근본적인 이유는 유동성이 풍부한 이유도 있다. 가계소득이 늘거나 적어도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계소득을 지켜낸 것은 정부의 지원, 즉 이전소득의 급증이었다. 결국 구매자금을 정부가 지원한 것인데 그 수준이 전폭적이었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2분기와 올해 1분기에 정부 지원금이 집중되면서 전체 가계소득 증감률이 수 십년 동안 본 적 없는 두 자리 수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도 유례없는 지원금으로 전체 가계소득 증감률을 플러스권에서 방어했고 이 과정에서 가계소득 중 이전소득의 비중이 2배 가까이 급증하기도 했다.
지난해 각국 정부의 재정지출은 경쟁적으로 집행됐고 이로 인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10%를 초과하는 국가가 속출했다. 글로벌 정책기조를 주도한 미국은 재정지출과 통화정책을 과거 경험하지 못한 수준으로 집행해 왔다.
재정지출이 이끈 제조업 경기의 회복,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 따른 자산가격 전반의 급등은 결국 물가 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은 전년 대비 50% 이상 급등했고 글로벌 핵심 물가인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도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내달 1일부터는 '일상회복'을 위한 새로운 거리두기가 시행된다. 새 거리두기에서는 사적모임 인원과 다중이용시설 운영 제한이 크게 완화되는데 수도권의 경우 유흥시설이 수개월 만에 영업을 재개하고 식당·카페·노래방·헬스장 등의 영업시간은 현행 밤 10시에서 12시로 2시간 늘어난다.
사적모임 가능 인원은 현재 4명(5인이상 금지)에서 첫 2주간(7월1∼14일)은 6명(7인이상 금지)으로, 그 이후에는 8명(9인이상 금지)으로 확대된다. 비수도권에서는 인원 제한이 없어 대규모 모임·회식이 가능해진다. 글로벌 정책기조는 보다 통일된 방향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러한 정상화가 유동성의 힘에 의존해 상승해온 글로벌 증시에는 속도 조절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달러 강세와 글로벌 금리의 상승, 유동성 공급 강도 둔화가 확률 높은 변화다. 이를 근거로 신흥국 증시와 나스닥 같은 성장, 고밸류 시장의 상대적인 약세, 그리고 증시 밸류에이션의 빠른 하락을 전망되고 있다.
경제 정상화를 거쳐 정책 정상화, 그 이후인 가격 정상화의 시기에 유용한 투자 전략으로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주가 반영 수준을 고려한 컨택트 관련주,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 대외변수에 민감도가 낮은 업종, 물가 상승기에 선호되는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경기 사이클과 수출액 증감률, 장단기 금리차의 하락 전환, 달러의 강세 전망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대형주 보다는 중소형주가 선전할 수 있는 환경이다. 코로나19와 재정지출의 수혜를 입은 수출, 제조업종 보다는 여전히 컨택트, 서비스 업종에 대한 관심이 효과적이다.
기대감의 선 반영으로 이미 상당수 컨택트 관련주는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워졌다. 주가의 반영 수준을 고려할 때 호텔·레저와 화장품의 경우 여전히 추가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평가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급등한 성장주를 추격 매수하는 것보다 향후 경제 활동 재개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미디어·엔터, 면세 업종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며 "수출 성장주 중심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나 단기 전술적인 측면에서는 중소형주 대응이 유리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코로나19 정상화 단계 진입…국내 증시엔 비우호적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연말, 연초 급등 이후 오랜 기간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하고 있다. 지난 18일 코스피지수는 3267.93에 거래를 마쳤다. 올초 지수가 급등했던 3208.99(1월 25일 종가) 대비 1.84% 상승한 수준이다.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을 시도하고 있지만, 번번히 미끄러지면서 뚜렷한 우상향은 보이지 않고 있다.월 단위 상승세와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수의 상승 강도가 낮은 이유는 업종별 등락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상승, 인프라 투자 이슈와 컨택트 관련 소비 회복 기대감이 관련주에 호재로 반영되고 있다. 반면 시총 상위인 내구재, 수출관련 업종은 모멘텀 둔화를 선 반영하면서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했다. 지수는 그대로인데 증시 내부 흐름은 달라진 것이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슈는 모든 지표의 강도높은 쇼크와 서프라이즈를 유발했다"며 "1년을 넘긴 2분기부터는 점차 지표들이 정상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기저효과 소멸과 함께 비정상적인 패턴들의 정상화 과정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수출액의 경우 무역분쟁과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수준을 회복했다. 기저효과가 컸던 5월의 증감률은 무려 3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이러한 기저와 가격효과가 사라지거나 둔화되는 시기다. 경기사이클과 수출액증감률의 방향성에 민감한 한국 증시에는 결코 우호적인 환경이 아니라는 게 김 센터장의 분석이다. 품목별 소매판매 금액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평균과 비교해 보면 자동차와 가구는 40~50%, 가전은 30% 안팎의 높은 수준이 1년 가량 유지됐다. 반대로 수요가 급감했던 화장품, 의복 판매의 경우 최근 회복조짐이 분명하지만 아직도 정상화의 과정이 남았다.
내구재 소비 호황의 근본적인 이유는 유동성이 풍부한 이유도 있다. 가계소득이 늘거나 적어도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계소득을 지켜낸 것은 정부의 지원, 즉 이전소득의 급증이었다. 결국 구매자금을 정부가 지원한 것인데 그 수준이 전폭적이었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2분기와 올해 1분기에 정부 지원금이 집중되면서 전체 가계소득 증감률이 수 십년 동안 본 적 없는 두 자리 수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도 유례없는 지원금으로 전체 가계소득 증감률을 플러스권에서 방어했고 이 과정에서 가계소득 중 이전소득의 비중이 2배 가까이 급증하기도 했다.
지난해 각국 정부의 재정지출은 경쟁적으로 집행됐고 이로 인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10%를 초과하는 국가가 속출했다. 글로벌 정책기조를 주도한 미국은 재정지출과 통화정책을 과거 경험하지 못한 수준으로 집행해 왔다.
재정지출이 이끈 제조업 경기의 회복,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 따른 자산가격 전반의 급등은 결국 물가 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은 전년 대비 50% 이상 급등했고 글로벌 핵심 물가인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도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하반기 코로나19 극복 가시화…중소형주 관심 가져야
하반기에는 코로나19 극복이 보다 가시화되고 확산될 전망이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가 1500만명을 넘어서면서 접종률도 30%에 육박하고 있다. 21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1차 신규 접종자는 21만1990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1차 접종자는 누적 1501만2455명이 됐다. 이는 전체 인구(작년 12월 기준 5134만9116명)의 29.2% 수준이다.내달 1일부터는 '일상회복'을 위한 새로운 거리두기가 시행된다. 새 거리두기에서는 사적모임 인원과 다중이용시설 운영 제한이 크게 완화되는데 수도권의 경우 유흥시설이 수개월 만에 영업을 재개하고 식당·카페·노래방·헬스장 등의 영업시간은 현행 밤 10시에서 12시로 2시간 늘어난다.
사적모임 가능 인원은 현재 4명(5인이상 금지)에서 첫 2주간(7월1∼14일)은 6명(7인이상 금지)으로, 그 이후에는 8명(9인이상 금지)으로 확대된다. 비수도권에서는 인원 제한이 없어 대규모 모임·회식이 가능해진다. 글로벌 정책기조는 보다 통일된 방향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러한 정상화가 유동성의 힘에 의존해 상승해온 글로벌 증시에는 속도 조절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달러 강세와 글로벌 금리의 상승, 유동성 공급 강도 둔화가 확률 높은 변화다. 이를 근거로 신흥국 증시와 나스닥 같은 성장, 고밸류 시장의 상대적인 약세, 그리고 증시 밸류에이션의 빠른 하락을 전망되고 있다.
경제 정상화를 거쳐 정책 정상화, 그 이후인 가격 정상화의 시기에 유용한 투자 전략으로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주가 반영 수준을 고려한 컨택트 관련주,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 대외변수에 민감도가 낮은 업종, 물가 상승기에 선호되는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경기 사이클과 수출액 증감률, 장단기 금리차의 하락 전환, 달러의 강세 전망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대형주 보다는 중소형주가 선전할 수 있는 환경이다. 코로나19와 재정지출의 수혜를 입은 수출, 제조업종 보다는 여전히 컨택트, 서비스 업종에 대한 관심이 효과적이다.
기대감의 선 반영으로 이미 상당수 컨택트 관련주는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워졌다. 주가의 반영 수준을 고려할 때 호텔·레저와 화장품의 경우 여전히 추가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평가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급등한 성장주를 추격 매수하는 것보다 향후 경제 활동 재개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미디어·엔터, 면세 업종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며 "수출 성장주 중심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나 단기 전술적인 측면에서는 중소형주 대응이 유리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