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 캐딜락, 아우디, 재규어랜드로버,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이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잇따라 내놓고 하반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한국 시장에서 차박(차에서 숙박) 등 레저 트렌드가 확산함에 따라 SUV 수요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5월까지 팔린 승용차 10대 중 4대가 SUV였다. ‘승용차는 세단’으로 인식됐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SUV가 보편적인 형태의 승용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 ‘스포티지’
기아 ‘스포티지’

SUV 판매량 늘고 세단 줄어

2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SUV 판매량(신차 등록 기준)은 28만6065대를 기록해 전체 승용차의 44.0%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했다. 반면 세단은 25만4949대로 작년 1~5월보다 7.3% 줄었다. 총 승용차 판매 가운데 세단 비중은 39.1%였다. 지난해 SUV 판매가 세단을 처음 앞지른 뒤 판매량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SUV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세단보다 SUV 판매량이 더 많은 해외 선진국 시장을 국내 시장이 닮아가고 있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분석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SM3, 한국GM의 크루즈 등 세단은 단종되는 데 비해 SUV 라인업은 점차 두터워지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늘어나는 수요를 잡기 위해 신형 SUV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기아는 6년 만에 완전변경한 신형 스포티지를 내놓고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천장보다 트렁크를 길게 빼 균형감을 맞추고 뒤 범퍼에 하부 보호판을 넣는 등 역동적인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가로로 길게 연결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를 동급 SUV 중 최초로 적용했다.

현대차는 올 3분기 제네시스 GV80의 첫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GV80는 지난해 국내에서 3만4217대가 팔렸고, 미국에서도 3월부터 월간 판매 신기록을 내고 있다. 6인승 모델 출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은 1년 만에 소형 SUV XM3 2022년형(1787만~2641만원)을 내놓고 국내와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초대형 SUV, 전기 SUV도 출격

캐딜락은 초대형 SUV인 에스컬레이드(1억5357만원) 5세대를 최근 공개하고 판매에 나선다. 4세대 이후 7년 만에 완전변경한 모델이다. 전장과 전고가 각각 5380㎜, 1945㎜에 달한다. 압도적인 크기 때문에 ‘SUV의 왕’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38인치의 커브드 OLED 디스플레이와 캐딜락 최초의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으로 주행의 편안함을 더했다.
재규어랜드로버 ‘뉴 F-페이스’
재규어랜드로버 ‘뉴 F-페이스’
재규어랜드로버는 뉴 F-페이스 부분변경 모델(7350만~7940만원)을 이달 국내에 내놨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피비프로 등 편의 장비를 더했지만 가격 변동폭은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전동화 트렌드에 발맞춘 전기 SUV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하는 전기 SUV GV60를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벤츠는 이달 중순 전기 SUV인 더 뉴 EQA(5990만~7999만원)를 공개하고 다음달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최저 가격이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6000만원 미만으로 나와 같은 가격의 테슬라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아우디 ‘RS Q8’
아우디 ‘RS Q8’
아우디는 1억7202만원에 달하는 전기 SUV 더 뉴 아우디 RS Q8 판매를 최근 시작했다. BMW는 연말 출시를 앞둔 순수 전기모델인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 iX의 사전 예약을 이달 받았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