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스타트업 비즈니스 분야, ICT 서비스 > 소비재 제조 > 산업재 제조 순
보유 핵심 기술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각종 플랫폼과 컨텐츠
팜캐드, 모두싸인, 제로웹 등 실적창출 기업의 55%, 청년채용 유리한 해운대 소재

“부산에서도 블록체인 특구와 같은 제도적 자산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유망 스타트업도 집적화할 수 있는 입지 인프라 구축도 시급합니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장인화)는 22일 ‘부산지역 스타트업 현황 및 실태 분석’ 자료를 통해 이같은 필요성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번 자료는 경제진흥원, 창조경제혁신센터, 테크노파크, 핀테크산업진흥센터 등 지역의 스타트업 지원 유관기관과 지역 대학의 산학협력단 산하 창업보육센터에 등록된 스타트업 1473개사의 정보를 분석한 것이다.
부산상의 "부산 스타트업, 집적화 입지 인프라 구축 시급"
조사에 따르면 부산의 스타트업들은 정보통신(IT) 서비스, 소프트웨어, e커머스, 모바일, 웹서비스 등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분야의 사업비중이 높았다. 전체 1473개 스타트업 중 ‘ICT 서비스’가 2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제조 분야로 ‘소비재 제조’와 ‘산업재 제조’가 각각 18%, 17%로 높을 비중을 보였다. 그 외 교육, 광고마케팅, 디자인 등 ‘일반서비스’가 10%, ‘ICT 제조’8%, ‘식음료․숙박’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 스타트업의 핵심기술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과 컨텐츠 분야가 전체의 67%로 가장 많았다. 이는‘IT 서비스’를 주요 기반으로 하고 있는 지역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인공지능(AI) 3.9%, 핀테크 3.7%, 블록체인 3.6%, 로봇․드론 3.6% 등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분류되는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많지 않아 지역 스타트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보완이 시급하다고 상의는 지적했다.
부산상의 "부산 스타트업, 집적화 입지 인프라 구축 시급"
분석 대상 스타트업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남구에 266개의 스타트업이 자리잡아 가장 많은 스타트업이 집적됐다. 부경대, 동명대, 경성대 등 대학의 창업보육 인프라가 남구에 밀집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음으로는 센텀기술창업타운, 부산디자인센터, 부산문화콘텐츠컴플렉스 등 부산시 산하 지원기관과 각종 비즈니스 인프라가 집적된 센텀시티에 171개 스타트업이 자리잡았다. 부산대와 가톨릭대가 있는 금정구와 중심업무지구인 서면을 포함한 부산진구에 각각 100여개의 스타트업들이 위치해 전체적으로 남구와 해운대구, 금정구와 부산진구 4개 지역의 집적도가 높았다.

투자유치 실적이 확인되는 지역 스타트업 중 상위 4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투자유치를 받은 업체는 AI와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팜캐드’와 원격 온라인 계약 서비스를 개발한‘모두싸인’, 모바일 웹사이트 구축과 유동인구 분석 플랫폼을 갖춘‘제로웹’이었다. 상위 40개 기업 중 22개사는 해운대구에 위치했다. 초기단계를 벗어나 본격적인 사세 확장을 시도하는 스타트업들은 ICT기업이 밀집해 있고, 직주근접으로 청년직원 채용에 유리한 해운대 지역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의 가능성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로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확대되고 있지만 유망 스타트업을 잉태하고 성장시켜 나갈 부산의 창업 인프라와 환경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부터 2020년 까지 최근 5년 동안 전체 창업기업 중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창업비율에서 부산은 서울을 포함한 7대도시중 6위를 기록했다. 스타트업의 생성 기반인 전체 창업률에 있어서도 전국 17개 시․도 중 15위로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전국 투자유치 상위 20개 스타트업에도 부산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못했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는 “부산이 스타트업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서울 강남이나 경기 성남처럼 스타트업들을 집적하고 클러스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제2 센텀과 같은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또 “부산의 강점과 특성을 살려 해양 기술, 블록체인, 핀테크, 관광․마이스 등 정책지원을 동반할 수 있는 컨텐츠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