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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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계 3위 이베이코리아를 신세계그룹(이마트)가 단독으로 인수하기로 가닥이 잡혔다. '반(反) 쿠팡 연합'인 신세계와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전에 뛰어든 네이버가 공식 철회 의사를 표명했다.

네이버는 22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일환으로 이베이코리아 지분 일부 인수 등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인수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밝혔다.

당초 이마트와 네이버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 금액의 20% 가량을 네이버가 맡는 방안에 대해 양사가 잠정적으로 합의했으나 인수전 막판 불참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

유통업계에선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등을 네이버의 후퇴 요인으로 꼽는다. 국내 e커머스 1위 기업 네이버가 3위 기업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신세계와 양사가 국내 e커머스 1·2위를 차지하게 되는 만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가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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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이번 인수전을 위해 인수금융 등을 통해 약 5조원 가량을 조달한 만큼 단독으로 인수를 추진하는 분위기다.

이마트 관계자는 "단독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완주할 것"이라며 "네이버와 전방위적인 협력 관계가 이뤄진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오픈마켓 선두주자 G마켓, 옥션, G9 등을 거느린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네이버(18%·거래액 27조원), 쿠팡(13%·22조원)에 이은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 3위(12%·20조원) 기업이다. 여기에 신세계의 통합 온라인쇼핑몰 SSG닷컴(3%·4조원)을 합치면 시장점유율은 15%(24조원)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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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유통업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만큼 공격적 베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과 배송 문화의 변화를 주도한 쿠팡이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실탄을 확보한 만큼,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후퇴할 수 없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우선 신세계 계열 기존 오프라인 매장, 물류·배송 시스템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간편결제 분야에서도 시너지가 예상된다.

신세계는 정 부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이기는 한 해'를 천명한 것을 바탕으로 연이어 공격적 인수·합병(M&A)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이마트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와 패션 플랫폼 W컨셉에 이어 이베이코리아 인수까지 성사시켰다.

향후에도 신세계와 네이버 간의 연합군 구도는 이어질 전망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 1월 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함께 네이버를 찾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대표를 만난 후 지분 맞교환으로 '혈맹'을 맺은 바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