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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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12년이 된 부부가 또 한번의 결혼식을 올렸다. 알츠하이머에 걸려 결혼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남편이 아내에게 다시 청혼한 것이다.

NBC뉴스, 워싱턴포스트 등은 미국 코네티컷주에 사는 피터 마셜(56)이 아내 리사 마샬(54)과 결혼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해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는 내용을 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피터 마셜은 2009년 결혼했고, 이후 2018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급속도로 기억을 잃어갔다. 아내 리사는 직장도 그만두고 남편을 돌보는 데 헌신했지만 피터는 그녀와 결혼한 사실조차 잊었다.

그러다 어느 날 피터는 TV에서 우연히 결혼식 장면을 봤고, 리사에게 "우리도 결혼하자"고 제안했다. 심지어 피터는 고백했던 사실을 까먹고 다음날 재차 청혼하기도 했다.

리사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여자"라며 "사랑하는 사람과 두 번이나 결혼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피터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자녀들은 부모가 또 결혼한다는 소식에 이를 적극 도왔다. 마침 결혼식 및 행사 기획자였던 두 사람의 딸 사라는 직접 두 사람의 결혼식을 준비했고, 피터와 리사는 지난 4월 식을 올렸다.

이후 피터는 두 번째 결혼식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리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완벽한 하루였다"며 "남편이 내 이름을 기억하지 않아도 난 아무렇지도 않다. 우리는 마음과 마음이 단단히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