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수소 저장 시스템 양산…글로벌 수소차 업계 관심 한몸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인터뷰 - 안홍상 일진하이솔루스 대표
가벼우면서 강한 수소 탱크 개발
6만개 넘게 양산하며 쌓은 노하우
먼저 시작한 日 기술력도 따라잡아
불 속에 1시간 탱크 넣고 '극한실험'
수소차 상용화땐 파이 더 커질 것
가벼우면서 강한 수소 탱크 개발
6만개 넘게 양산하며 쌓은 노하우
먼저 시작한 日 기술력도 따라잡아
불 속에 1시간 탱크 넣고 '극한실험'
수소차 상용화땐 파이 더 커질 것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차 8만1000대를 보급한다는 구상이다. 2018년 1800대 대비 네 배가 넘는 규모다. 수소 충전소도 내년까지 310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수소법(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시행했다. △수소전문기업 확인제도 △수소 충전소의 수소 판매가격 보고제도 △수소 충전소 및 연료전지 설치요청 제도 △수소특화단지 지정 및 시범사업 시행 등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수소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전략이다.
일진하이솔루스는 국내 최고 수준의 수소 저장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수소경제가 활성화될수록 역할이 중요해지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수소 저장 기술력에선 국내를 넘어 단연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다. 기술력의 척도는 단위 무게당 담을 수 있는 수소의 양을 뜻하는 수소의 저장 효율성으로 판가름난다. 일진하이솔루스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 저장 시스템을 양산하고 있다. 안홍상 일진하이솔루스 대표(사진)는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가볍지만 다루기 가장 어려운 에너지”라며 “6만 개 넘는 수소 탱크를 양산하면서 축적된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우리나라의 수소경제가 활성화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수소경제는 필연적인 건가요.
“국내에서는 상당히 많이 진전된 걸로 볼 수 있습니다. 정부가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건 이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일진하이솔루스의 최근 4년 성장률이 70%를 넘는 게 방증입니다. 국가 차원의 강력한 수소 정책과 국내 최대 완성차 기업 현대자동차의 의지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수소경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볼 때 한국은 수소경제 선진국에 속합니다.”▷수소자동차는 언제쯤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합니까.
“우리나라가 2022년 8만 대에 이어 2030년 81만 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이 수소차 보급을 늘릴 예정인 가운데 2030년 기준으로 일본 80만 대, 중국 100만 대, 미국 120만 대, 유럽 180만 대를 예상 목표로 잡았습니다. 11년 후면 세계적으로 560만 대가량의 수소차가 상용화되는 겁니다. 현재 한국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70% 정도로 앞서 있는데 앞으로 여러 나라가 한층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한국 점유율은 지금보다는 다소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력에서 앞서 있고 전체 시장의 파이가 커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수소경제 시대 일진하이솔루스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쉽게 말해 수소 저장 용기를 만드는 겁니다. 저장 용기는 보관용(탱크로리)과 연료용(모빌리티)으로 크게 구분됩니다. 연료용이 당연히 더 어렵습니다. 제한된 공간에 가벼우면서도 안전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사람이 그 위에 앉게 되는 거고요. 연비를 생각하면 용기를 가볍게 만들어야 더 많은 수소를 담고 더 멀리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선 일진하이솔루스가 단연 세계 최고입니다. 일본이 살짝 먼저 시작했는데 기술력에서 일진이 추월했습니다. 일진의 저장 용기는 비철소재로 만들어서 더 가볍고 강한데 그럼에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게 최대 장점입니다. 이런 게 기술력입니다. 이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5~6년 정도의 진입장벽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수소는 다루기 어려운 에너지라고 하셨는데 안전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겁니까?
“기존 철제 용기는 폭발하면 철제 파편이 튀지만 복합소재는 금속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찢어집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굳이 차이점을 설명하면 그렇다는 겁니다.(웃음) 극한 실험을 거듭합니다. 불 속에 수소 탱크를 던져 놓고 실험하는데 다른 기업들이 10분, 20분 하는 반면 우린 1시간을 합니다. 나라별로 인증 절차가 제각각인데 국제 표준(GTR)은 하나의 수소 탱크로 13~15개 실험을 모두 통과해야 합니다. 일본 등 해외는 하나의 탱크로 하나의 실험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진 제품은 하나의 통으로 10개가 넘는 극한 실험을 통과한 겁니다. 현대차 넥쏘에 적용된 탱크가 바로 그 제품입니다. 그간 탱크를 6만 개 넘게 양산해오면서 고객으로부터 불만이 접수된 사례가 0건인 배경입니다.”▷결국 해외로 나가야 할 텐데 계획이 있습니까?
“지금은 국내 시장 위주로 공략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해외로 뻗어나갈 겁니다. 아무도 안 가본 길을 먼저 가고 있다 보니 내로라하는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고 있습니다. 인증 단계, 실증 단계, 양산 개발 단계 등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사업이기 때문이죠. 6만 개가 넘는 탱크를 생산해 온 기술력과 노하우는 마냥 얻어지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수소 탱크는 응용 분야가 다양하다고 하는데 어떤가요?
“일단 충전소용 타입4 튜브트레일러 시장은 일진이 선점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국에선 충전소가 2030년까지 660개, 해외에선 1만1000개로 늘어날 정도로 성장성이 좋은 시장입니다. 일진은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기업입니다. 해외 유수의 수소 공급사와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드론, 미래형 개인 비행체(PAV), 선박, 트램 및 철도 등 적용 가능한 시장이 무궁무진합니다. 앞으로 일진하이솔루스의 역할도 그만큼 커질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여 기술 혁신을 이룰 것이니 계속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