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 강화…MZ세대 등 고객 맞춤형 플랫폼으로 차별화 추진
이베이 접은 롯데의 카드는…"명품·패션·식품 전문몰로 승부"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 3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라이벌 신세계그룹에 밀린 롯데그룹이 자체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온 강화에 나섰다.

유통업의 중심축으로 부상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기 때문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일단 지난해 4월 문을 연 롯데온에 주력하기로 하고 사업 강화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하고 있다.

롯데온 내 주요 카테고리를 업계 내 전문 온라인 쇼핑몰 수준으로 육성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롯데가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신선식품과 명품, 패션·뷰티, 가전 등이 전문몰 육성 대상으로 꼽힌다.

앞서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도가 무산된 직후인 지난 18일 사내망에 올린 글에서 "우리가 역량을 보유한 그로서리(식료품), 럭셔리, 패션·뷰티, 가전 카테고리에 특화한 전문 버티컬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에게 명확한 방문의 이유를 제시하는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 요구에 맞춰 카테고리별로 다른 방식으로 전문몰을 구현할 방침이다.

예컨대 패션·뷰티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 사이에서 인기인 패션 전문 플랫폼을 표방하는 식이다.

상품을 현재와 같은 나열 방식이 아닌 룩북 형태로 소개하거나 상황별 패션을 제안하는 등 감성을 내세운 콘텐츠로 구성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강 부회장은 "결과적으로는 여러개의 카테고리 전문몰을 구축해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복합 쇼핑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베이 접은 롯데의 카드는…"명품·패션·식품 전문몰로 승부"
롯데는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간 시너지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롯데온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이나 롯데쇼핑 같은 오프라인 매장은 롯데의 확실한 강점"이라며 "이제 롯데온의 시스템이 충분히 안정돼 본격적으로 오프라인과의 시너지 창출을 도모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올 초 시작한 '릴레이 배송'을 롯데온의 신선식품 배달에 접목하는 것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모델로 언급된다.

릴레이 배송은 배달 기사가 물건을 집 앞까지 일일이 배송하는 대신 특정 지점까지만 배송하면 나머지는 오토바이 등을 이용한 전문 업체가 배송을 맡는다.

이렇게 하면 배송 가능 물량은 배로 늘어나고 시간은 크게 줄어든다.

이처럼 롯데가 내실 다지기에 우선 집중하는 배경에는 기존 쇼핑몰과 외부 업체의 시너지 창출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롯데는 인수합병(M&A) 추진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둔 상태다.

강 부회장은 "이커머스 사업 규모 확대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한 M&A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시너지 및 가치평가 적정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M&A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