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삼성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잔여 지분 24.1%를 1조원에 사들인다. 이로써 2015년 삼성과 한화 두 그룹 간 이뤄진 방산·화학 계열사 빅딜이 6년 만에 마무리됐다. 연내 목표로 추진했던 한화종합화학 상장은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한화종합화학의 대주주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인수를 결의했다. 인수하는 지분은 삼성물산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 20.05%와 삼성SDI 보유 지분 4.05%다. 앞서 한화는 2015년 삼성으로부터 방산·화학 계열 4개사를 약 2조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삼성 측은 한화종합화학 지분 24.1%를 남겨뒀다. 당시 한화의 재무 부담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양측은 당시 계약서상에 2022년 4월 말까지 한화종합화학을 상장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상장이 무산되면 한화 측이 삼성이 보유하고 있는 24.1% 지분을 사들이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초 한화는 연내 한화종합화학을 상장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달 초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종합화학 상장 절차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삼성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는 협상을 최근까지 병행해 왔다”며 “상장 대신 지분 인수 쪽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화종합화학이 수소 유통, 친환경 케미컬 제품 사업 등 미래 전략 사업을 최근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인수대금 1조원은 한화종합화학의 대주주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이 세 차례에 걸쳐 나눠 내게 된다. 두 회사의 보유 현금으로 올해 1차 대금을 지급하고 내년부터 지급할 2~3차 대금은 앞으로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지급한다는 것이 한화의 설명이다.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한화종합화학은 한화에너지가 지분의 51.7%를, 한화솔루션이 47.6%를 보유하게 된다. 1988년 설립된 한화종합화학은 나프타를 원료로 저밀도 및 고밀도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부타디엔, 스타이렌모노머 등 석유화학 기초 소재를 생산 중이다. 지난해 매출 9981억원, 영업이익 375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한화는 이번 빅딜 완성을 계기로 신사업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화종합화학 상장도 향후 기업 성장과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