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소비지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미용과 치과 등 의료 서비스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련된 한국 기업에도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4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중국 단오절 연휴인 지난 12~14일의 소비는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총 소비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0% 늘었지만, 2019년의 75% 수준에 불과했다. 남부에 위치한 광둥성에서 지역 감염 확산과 함께 봉쇄령(락다운)이 실시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의 소비재 기업 주가는 대체로 제자리걸음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치과와 미용의료 등 중국 의료 서비스 기업들의 주가는 신고가에 근접하거나 신고가를 기록했다. 치과기업인 ‘통처의료’, 필러 생산 기업인 ‘볼룸메이지’, 히알루론산 생산기업인 ‘아이메이커'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중국 의료 서비스 및 미용 관련 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50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로봇청소기업의 69배와 아파트관리기업의 43배와 비교해도 높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프로스트앤설리반은 중국의 의료미용 시장이 2024년 490억달러(약 5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5년간 연평균 15%씩 증가한다는 관측이다. 전망대로라면 중국 시장은 2024년에 세계 의료미용 시장의 25%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최설화 연구원은 “중국은 지난해 1인당 평균 국내총생산(GDP)이 1만달러를 넘어섰다”며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중국이 필수재에서 점점 질 높은 삶을 위한 서비스로 소비 수요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중국의 변화는 한국 기업에도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이미 미용과 건강관리 등의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과 경험을 축적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한국 기업의 협력 사례도 많다. 화동제약은 필러와 보툴리눔 톡신 제품에 대해 각각 LG화학제테마와 제휴했다. 쓰촨의약과 아이메이커는 각각 휴젤, 휴온스와 톡신에 대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중국의 전체 소비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41%로 선진국과 대비해서 여전히 낮지만 점점 높아질 것"이라며 “자동차·화학·정유(차화정) 만큼 시장이 크지는 않겠지만 중국의 미용 및 건강관리 산업에서 한국 기업의 기회는 분명 존재한다”고 말했다.

박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