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로 뭉친 BC카드·장하나의 '10년 동행'
강산도 변하는 시간을 변심 없이 파트너로 함께했다. 올해로 후원 10년차를 맞이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장수 커플’ BC카드와 장하나(29·사진)의 얘기다.

24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6610야드)에서 개막한 KLPGA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 출전한 장하나는 “BC카드와 함께한 지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며 “오랜 시간 나를 믿고 후원해 준 BC카드에 계속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하나와 BC카드를 제외하면 국내 여자 프로 투어에서 한 선수와 10년간 동행하는 후원사는 안송이의 KB금융그룹(2011년)이 유일하다. 계약금이 곧 자신의 가치로 직결되는 프로 무대에서 오랜 파트너십은 그만큼 흔치 않은 일이다. 선수로서도 10년간 1부 투어 시드를 잃어선 안 되며, 사건·사고로 구설에 올라서도 안 된다.

1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선 계약서에 적혀 있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프로골프 ‘최장수 파트너’인 나이키는 타이거 우즈(46·미국)가 성 추문으로 다른 스폰서를 잃을 때도 우즈 곁을 지켰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일부 후원사는 계약서에 2부 투어로 내려갈 경우 자동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조건을 달 정도로 후원 시장은 냉정하다”며 “10년간 선수와 후원사로 일하기 위해선 서로 정말 많은 양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0년이란 시간이 말해주듯 장하나와 BC카드는 의리로 똘똘 뭉쳐 있다. 장하나와 BC카드는 지난 네 차례의 재계약을 잡음 없이 마무리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BC카드와 계약을 연장한 장하나는 2022시즌까지 BC 로고를 달고 뛴다.

장하나가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로 건너갈 때도 BC카드는 ‘최고 대우’를 약속하며 선수의 꿈을 지원했다. 장하나는 LPGA투어의 살인적인 일정 속에서도 시간을 내 2015년부터 열린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 빠짐없이 참가하며 자리를 빛냈다. 당시 우승까지 차지했다. 첫 대회를 포함해 올해까지 7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출전하고 있다.

국내 카드 회사 중 유일하게 프로골프단을 운영하는 BC카드는 앞으로도 골프를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BC카드 골프단은 KLPGA투어에서 장하나와 함께 김우정(23), 김희지(20) 등 3명을 후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이원준(36)과 최호영(24)을 추가로 영입해 남자 골프 후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포천힐스CC=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