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61년 만에 사회주의 지방자치단체장이 탄생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미 NBC에 따르면 이날 미 뉴욕주 버팔로 시의 민주당 시장 후보 경선에서 흑인 여성 후보인 인디아 월튼(38·사진)이 현직 시장 바이런 브라운을 제치고 사실상 승리를 거머쥐었다. 버팔로는 뉴욕주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로, 뉴욕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 경선 승리자가 오는 11월 시장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된다.

월튼 후보는 미국 내 사회주의자와 노동자들이 중심이 된 단체 '민주적 사회주의자(DSA)''노동가족당(WFP)' 등의 지지를 받고 있는 사회주의자다. 14세 때 미혼모가 된 월튼 후보는 4명의 아이를 둔 간호사로 풀뿌리 정치 운동에 힘써왔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시장직에 오르게 되면 버팔로의 첫 흑인 시장이 탄생하게 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1960년 프랭크 자이들러 밀워키 시장 사임 이후 61년 만에 미국 주요 도시에서 사회주의자 시장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튼 후보는 시장 당선 공약으로 노동 허가를 받지 못한 이민자와 세입자들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의 과잉 공권력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그동안 시정이 평범한 근로자 가족들이 아닌 정치인, 개발업자, 경찰 등을 위해 작동해왔다"며 "앞으로 모두를 위한 시정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