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대면 점포를 줄이는 대신 ‘디지털 비대면 영업’을 확대한다. 지난해 설립해 쏠쏠한 효과를 거둔 디지털영업부를 기존 3개 부서에서 5개 부서로 확대·개편하기로 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7월 중 디지털영업부를 기존 3개 부서 39명 규모에서 5개 부서로 개편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만든 비대면 영업점인 디지털영업부의 효과가 적지 않다고 판단하고 조직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정확한 배치 인원 수와 일정을 확정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영업부는 영업점 직접 방문을 꺼리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대면 채널과 동일한 수준의 종합상담을 제공하는 일종의 ‘비대면 영업점’이다.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업체가 가진 편의성과 신한은행이 장점을 보이는 ‘레거시 은행’ 특유의 상담서비스를 결합해 지난해 신설했다.

디지털영업부는 지난 9월 개점 후 5개월 만에 고객 수 150%증가, 수신 200%증가, 여신 460%가 증가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신한은행은 최근 디지털영업부를 39명 규모 디지털영업 1, 2, 3부로 확대 개편하고, 서울 9개 권역에서 최근 1년간 지점을 방문하지 않은 고객 75만여명을 대상으로 AI기반 자산관리 추천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기에 2개 부서를 더해 하반기엔 부산, 호남 등 전국 200개 영업점, 215만여명의 고객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연말까지 40개의 대면 점포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금융의 비대면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 지점영업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신한은행은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은행원도 올해 9월부터 영업점에 본격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최근 AI은행원 개발 우선협상대상자 업체를 선정하고 계약을 진행 중이다.

디지털영업부는 줄어드는 대면점포를 대신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면영업의 감성과 비대면 영업의 효율성을 결합하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영업’을 담당한다는 설명이다. 수도권 신한은행 소비자라면 지금도 디지털영업부를 통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소비자 개개인의 데이터에 기반해 AI(인공지능) 챗봇(채팅로봇)으로 필요한 상품을 추천 받는 방식이다. 신한은행 앱 신한 쏠(SOL) 전용 페이지인 ‘마이케어’에 들어가면 ‘이용자별 맞춤 케어 메시지’, ‘유용한 금융 컨텐츠’ 등의 컨텐츠를 제공받고, 필요하면 디지털영업부 직원이 상담도 해 준다.

신한은행은 대면영업에 익숙하던 기존 은행원의 ‘직무전환’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우수한 대면 역량과 디지털 모두에 특기를 갖춘 전문 직원들을 디지털영업부에 배치했다”며 “디지털 교육을 통한 직원 재배치에도 힘쓸 것”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