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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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관계 개선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고, 쇠퇴하고 있는 유산에 사로잡힌 나머지 애초에 그가 권력을 잡을 수 있도록 해준 사람들의 지지를 잃고 있다."

미국 시사 월간지 타임은 24일 '문 대통령, 조국을 치유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에 나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이처럼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에 초점을 맞추는 동안 국내 유권자들은 매우 국내적인 사안에 집중하고 있다"는 전문가 지적도 다뤘다.

문 대통령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평화가 유지되고 있지만, 지금의 평화는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는 취약한 평화"라며 남북 대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타임은 이를 북한과의 외교적 성과가 없으면 문 대통령이 실패한 대통령으로 여겨질 것이라는 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에 노력을 쏟아붓고 있고, 이로 인해 국내 지지가 약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타임은 "5월 초 그의 국내 지지율은 급락해 35%에 그쳤다"며 "부패한 부동산 스캔들 등 때문이며, 연속적인 유명인들의 자살 사건으로 이어진 성희롱이 만연한 상황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문 대통령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며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타임은 "김 위원장은 자신의 고모부와 이복형을 냉혹하게 살해했으며, 2014년 유엔 인권조사위원회(COI)의 역사적인 보고서에 따르면 몰살, 고문, 강간, 기근 장기화 야기 등 “반인륜 범죄”를 주도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봤다. 타임은 "관여, 협상, 도발, 관계 소원, 화해라는 반복되는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지에 관한 참신한 아이디어는 많지 않다"며 "다음번 시도가 있더라도, 권태 섞인 한숨이 흘러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진정한 유산일 수 있다"며 "문 대통령 스스로가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아무도 그럴 수 없다는 암울한 사실을 깨닫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