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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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석권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3조4000억원을 투자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기로 확정했다.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2006년 월마트코리아를 인수한 것에 버금갈만한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이베이 미국 본사와 G마켓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베이가 보유 중인 한국 법인 지분 80%가 인수 대상이다.

이번 거래엔 신세계그룹 내 이마트만 단독으로 참여했다. 본입찰까지 공동 인수를 고려했던 네이버는 최종 불참을 선언했다. 쇼핑 플랫폼 1위 사업자인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취득할 경우 기업결합심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로써 신세계는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국내 유통산업의 ‘맹주’로 올라서게 됐다. 이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출(26조7000억원, 이하 지난해 기준)에 이베이코리아와 쓱닷컴 거래액(21조1000억원)을 합하면 약 48조원 규모다. 롯데쇼핑(28조원), 쿠팡(22조원)을 압도한다.

네이버(28조원)와 지분 교환을 통해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e커머스 시장(160조원)에서만 약 3할을 신세계가 좌지우지하고 있는 셈이다. 정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해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고 이마트 경영진에게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옴니 채널’ 구현에 가장 가깝게 다가서면서 국내 유통산업은 다시 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