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일한 직장서 실직 후 전국 화장장 돌며 2천여만원 훔쳐

코로나19 여파로 실직한 전직 관광버스 운전기사가 문상객으로 위장해 전국 화장장을 돌며 조의금 수천만원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코로나로 일자리 잃자 조의금 도둑으로 전락한 관광버스 기사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상습절도 혐의로 A(43) 씨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2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성남과 부산, 인천 등 전국의 화장장 7곳을 돌며 10차례에 걸쳐 조의금 2천140여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8년간 관광버스 기사로 일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8월 실직한 뒤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는 과거 운구 버스를 몰았을 때 유족들이 조의금을 주로 버스 안에 보관하는 것을 보고 이를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시 의심을 피하려고 검은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하고, 조문객인 척 정차된 버스에 탑승한 뒤 돈을 훔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화장장에서 잇따라 절도사건이 발생한다는 신고를 접수,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이천시의 한 호텔에 있던 A씨를 검거하고 현금 800만원을 압수했다.

나머지 돈들은 중고차를 구입하고 일부는 봉급인 척 가족에게 전달하는 등 모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코로나로 직장에서 해고된 뒤 수입원이 사라져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A씨에게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례를 모시기 위해 화장장을 찾을 때는 조의금 및 귀중품을 차량에 두지 말고 직접 갖고 다녀야 이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