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4천억대 기업이 매각 대금 7천100억원은 어떻게 조달"
KH필룩스 "알펜시아 주변 부지 35만평 개발…1조원 투자 계획"


1조원에 달하던 평창 알펜시아리조트가 3천억원가량 빠진 채 7천100억원에 시장에 팔리자 '헐값매각'이라는 지적과 함께 매각 업체의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우려 섞인 평가가 나온다.
"구렁이가 코끼리를 삼켰다"…상처뿐인 알펜시아리조트 매각
사단법인 강원평화경제연구소(이하 연구소)는 24일 논평을 통해 "전혀 개운하지 않은 상처뿐인 알펜시아 매각, 구렁이가 코끼리를 삼켜버린 인수전"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연구소는 "총사업비 1조6천325억원이 투입된 알펜시아리조트는 이 중 1조189억원의 빚을 내 건설했다"며 "호텔 등 각종 회원권과 원금·이자 비용 등을 합하면 최소 1조3천억원에 달하는 도민 혈세가 날아간 사업"이라고 밝혔다.

매각 과정의 풀리지 않는 의문도 제기했다.

연구소는 "1∼4차 공개 매각이 실패하자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두 차례 매각을 추진했다가 갑자기 5월 중순 공개 매각으로 재전환됐다"며 "왜 갑자기 수의계약에서 공개 매각으로 돌아선 것인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최종 입찰에 나선 다른 1곳의 특수목적법인(SPC)이 어디인지 도와 강원도개발공사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매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해 입찰 조건과 과정, 참여자의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개공 측은 "공개경쟁입찰에서 낙찰업체가 아닌 참여 업체를 공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구렁이가 코끼리를 삼켰다"…상처뿐인 알펜시아리조트 매각
특히 알펜시아리조트 매각을 놓고 '구렁이가 코끼리를 삼켜버린 인수전'이라고 평가한 연구소는 KH필룩스의 불안한 재무구조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연구소는 "KH필룩스의 자산은 1분기 4천376억원 규모로 시가 총액이 4천539억원인 코스피 상장기업이지만 2년 연속 당기 순이익이 적자"라며 "알펜시아 매입 전날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4∼5월 연이어 전환사채 발행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2월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사모펀드와 함께 인수하면서 부동산 및 호텔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나 자산 규모 4천억원의 회사가 어떻게 7천100억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운영할지, 고용 승계와 보장이 가능할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기업사냥(M & A)을 넘어서 평창올림픽의 꿈과 자산을 어떻게 지켜나갈 수 있을지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며 "1조원대의 혈세를 10여 년 간 탕진하면서 '상처뿐인 매각'에 도달한 알펜시아의 사례는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강원도형 실패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우려와 걱정에 대해 KH필룩스 측은 알펜시아리조트 주변 35만평의 도유지에 1조원 규모를 투자하는 국제평화도시 개발 구상안을 내놨다.

이 계획에는 기존 알펜시아 골프장 2곳 이외에 추가로 2곳을 더 조성하고, 프리미엄 아웃렛 등 복합쇼핑몰을 갖춘 상업시설 개발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안과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추후 브리핑을 통해 밝히겠다"며 즉답은 피했다.
"구렁이가 코끼리를 삼켰다"…상처뿐인 알펜시아리조트 매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