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곤란으로 119에 직접 신고한 60대 남성이 자신을 병원으로 이송한 구급대원을 위협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호흡 곤란으로 119에 직접 신고한 60대 남성이 자신을 병원으로 이송한 구급대원을 위협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호흡이 힘들다"고 119에 직접 신고한 60대 남성이 자신을 병원으로 이송한 소방구급대원을 위협·폭행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5단독(김정철 부장판사)은 소방기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 A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 "호흡이 힘들다"고 119에 신고했고, 구급대원 B씨가 출동해 A씨를 울산 남구의 한 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

병원에 도착한 A씨는 돌연 B씨의 멱살을 잡고 밀치면서 "내가 언제 여기 오자 했느냐.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다. A씨는 병원 응급실 로비에서 이 같은 횡포를 부린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출동흔 소방대원에게 폭행 또는 협박해 구급활동을 방해한 혐의가 인정된다"면서 "범행 경위와 구급활동 방해 정도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의 사례처럼 일반시민이 119구급대원을 이유없이 폭행하는 사건은 전국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전북에서는 군산시 지곡동 도로에 쓰러져 있던 40대 여성 C씨를 119구급차량에 태워 병원으로 이송하던 중 C씨는 갑자기 그의 배우자를 폭행했고, 이를 제지하는 구급대원까지 무차별 폭행했다.

신발과 발로 구급대원을 폭행한 C씨는 구급활동 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최근 제주에서는 119구급대원을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40대 남성이 항소했지만 기각되는 사례도 있었다.

제주지방법원 제1형사부(방선옥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D씨(47)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D씨는 지난해 3월 병원 이송 과정에서 두 명의 구급대원에게 욕설을 하며 한 차례 주먹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D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다.

당시 재판부는 "구조·구급활동 중인 소방 구급대원을 폭행해 방해하는 행위는 응급환자 이송 등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는 구급대원들의 자존감과 근무의욕을 저하시키고, 이런 행위가 반복되거나 방치될 경우 우리 사회 전반의 안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