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2009년 조성한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사진)가 10년 만에 새 주인을 찾았다.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인수한 KH필룩스가 알펜시아리조트의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

강원도는 KH필룩스의 특수목적법인(SPC)인 KH강원개발과 알펜시아리조트를 매매하는 내용의 자산 양수도 계약을 맺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 리조트를 소유하고 있는 강원도개발공사는 지난해 10월부터 네 번에 걸쳐 공개입찰을 하고, 두 차례 수의 계약도 하려고 했으나 모두 유효경쟁 불성립 등의 이유로 성사되지 않았다.

낙찰가격은 7100억원이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앞서 네 차례 공개입찰에서 8000억원을 최저 가격으로 설정했으나 이번에는 관련 규정을 바꿔 7000억원가량을 하한선으로 제시했다. 그 결과 두 곳 이상의 입찰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인수자인 KH강원개발은 KH필룩스가 같은 그룹의 KH일렉트론과 함께 출자해 알펜시아리조트 인수를 목적으로 설립한 SPC다. KH강원개발은 KH필룩스에서 300억원을 빌려 입찰보증금을 냈고, 다음달 23일까지 잔금을 모두 납부하겠다고 약속했다. 필룩스는 알펜시아리조트 내 부지를 추가로 개발하고 인접 부지까지 매입해 동식물 테마공원 조성, 아울렛 유치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이날 “강원지역 대표 리조트인 알펜시아의 투자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행정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2단계 계획 중인 일부 동계스포츠 시설의 민영화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알펜시아리조트는 호텔과 리조트, 골프장, 워터파크, 스키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KH강원개발은 인수 후 추가로 골프장과 야외수영장, 아이스링크 등을 조성하고 유휴부지 38만3400㎡를 개발하기 위해 인접부지 132만㎡를 추가로 매입할 계획이다. 아울렛 유치를 추진하고 동식물 테마공원, 알프스 테마 빌리지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KH필룩스는 그동안 다양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조명업(필룩스)을 비롯해 연예기획사(큐브엔터), 부동산 개발업 등 여러 분야에 진출했다. 지난 3월 그룹 이름을 KH그룹으로 바꾸고 필룩스도 KH필룩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9년 말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인수할 때 출자자(LP)로 들어왔다가 홍콩계 사모펀드 PAG 지분 등을 추가로 사들여 전체 경영권을 확보하고 주변 부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출자자인데도 펀드 전체 운용을 사실상 주도한 건 자본시장법을 어긴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