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결단…신세계, 온·오프 통합 1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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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의 '창업'
온라인과 디지털로 변신 가속
![정용진의 결단…신세계, 온·오프 통합 1위로](https://img.hankyung.com/photo/202106/02.20570535.1.jpg)
네이버와의 지분 교환에 이어 이베이코리아 인수까지 신세계가 속전속결로 활로 모색에 나선 배경이다. 생필품 위주인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다는 점도 정 부회장의 결단에 촉매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 e커머스 기업으로 변신하는 이마트
신세계그룹의 24일 이베이코리아 인수 결정은 또 한 번의 ‘창업’에 맞먹는 변화다. 기존 쓱닷컴에 G마켓,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더한 총거래액(이하 지난해 기준)은 21조원이다. 이마트, 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오프라인 점포 매출(27조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동생인 정유경 총괄사장이 맡고 있는 백화점(연 매출 4조7000억원)을 제외하고 정 부회장이 관할하는 이마트 부문으로 범위를 좁히면 합병 후 매출의 절반이 ‘디지털’에서 발생하는 구조로 바뀌게 되는 셈이다.![정용진의 결단…신세계, 온·오프 통합 1위로](https://img.hankyung.com/photo/202106/AA.26740591.1.jpg)
신세계그룹도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신세계그룹의 사업구조를 ‘온라인과 디지털’로 180도 전환하기 위한 시작점”이라며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기회를 사는 딜(거래)”이라고 말했다.
인수 후 시너지가 ‘관건’
정 부회장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베팅’한 핵심 요인은 충성도 높은 270만 명가량의 유료 가입자, 국내 최대 규모(약 14만 개)의 셀러(판매상), 20년 업력에서 배출된 300여 명의 정보기술(IT) 전문 인력 등 세 가지라는 평가다.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소비자와 판매상을 연결해주는 오픈마켓(3P)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는 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와 쓱닷컴은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1P 쇼핑’ 업체다. 네이버, G마켓, 11번가 등과 같은 오픈마켓 사업자와 비교해 상품 품목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직매입 비중이 80%가량인 쿠팡도 아직 상품 중개(쿠팡 마켓플레이스) 분야에선 후발 주자”라며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뿐만 아니라 스마트스토어를 확대 중인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해 쇼핑 중개 플랫폼 시장을 석권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세계그룹은 모든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온·오프라인 통합형 e커머스를 미래 좌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선식품 장보기에서부터 패션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친 종합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며 “통합 매입을 통해 가격 경쟁력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의 궁극적 타깃은 쿠팡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쿠팡은 로켓배송과 무료 반품 등 압도적인 물류 경쟁력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올 3월 상장으로 수조원을 조달하면서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 7개 대형 물류센터를 짓기로 한 바 있다. 대형마트의 핵심 상품인 신선식품에서도 전국 당일 배송을 구현하기 위한 포석이다. 쿠팡은 자사 마켓플레이스에 판매상들의 입점을 유도하기 위해 3자 물류 서비스인 로켓제휴를 대규모로 확대할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약 46조원의 이마트 자산을 활용해 향후 ‘쩐(錢)의 전쟁’에 본격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 부문의 자산은 약 12조원 규모다. 일각에선 이번 거래의 최대 승자는 ‘쩐의 전쟁’ 수혜를 누린 이베이 본사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베이는 2001년 옥션, 2009년 G마켓을 인수하는 데 총 1조9000억원을 투자했다. 단순 계산하면 약 2조4000억원의 차액을 거둔 셈이다.
박동휘/차준호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