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중산층은 내 집 마련이 쉬울까요?[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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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선진국, 30대가 대출로 내 집 마련 보편적
상환기간 줄이기 위해 주단위로 갚기도…
우리 정부, 상환기간 늘려 부담 덜어주는 방식 도입
30대 집 산다고 '영끌' 조롱하지만…자산관리의 정석
선진국, 30대가 대출로 내 집 마련 보편적
상환기간 줄이기 위해 주단위로 갚기도…
우리 정부, 상환기간 늘려 부담 덜어주는 방식 도입
30대 집 산다고 '영끌' 조롱하지만…자산관리의 정석
내 집 마련은 모든 중산층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삶의 목표입니다. 내 집 마련을 통해 부와 함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계층 상승의 꿈을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발도상국 보다는 선진국의 중산층에게 더 손에 잡히는 목표겠죠. 소득수준도 높고 대출도 많이 해주니까요.
선진국 중산층들은 전체 집값의 적은 금액(downpayment)만으로 집을 사지만 집에 대한 애착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집을 구입하고 난 이후에 빚을 모두 갚고 자기자산으로 만드는 것을 자산관리의 1순위로 꼽습니다. 미국의 예를 들면 보통 집값의 20%에 해당하는 돈으로 집을 산 후, 나머지 80%는 금융기관에서 모기지로 대출을 받습니다. 그리고 30년의 긴 시간동안 이를 갚아 나가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물론 40년 등 더 긴 모기지도 있으며 15년 등 더 짧은 상품도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40년 초 장기 모기지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간이 길어지면 한달 단위의 상환액은 줄어드니 부담이 적게 느껴집니다.
우리보다 빨리 일을 시작하는 선진국의 경우 30대에 집을 사고 운이 좋으면 30년 후에는 은퇴를 하게 됩니다. 매달 원리금을 상환하게 되면 부채보다는 자산이 늘어나게 되면서 온전히 내 집이 되는 겁니다. 이를 앞당기기 위해 대출금을 한 달이 아닌 주 단위로 상환해 대출금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갚는 경우도 있습니다. 집을 오로지 본인의 소유로 만드는 것이 자산관리에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분적립형, 공유모기지형 등 이름을 들어서는 알 수 없는 주택상품을 만드는 현 정부 입장에서는 왜 이런 상품들이 주택 수요자의 관심을 끌지 않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주택수요자들은 온전히 내 집, 내 자산을 원하며 이는 세계 공통의 현실입니다. KB국민은행에 의하면 2021년 5월 현재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1억200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이 수준의 아파트를 구입한다고 가정하면 자산관리의 첫 걸음부터 흔들릴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2021년 1분기 미국의 부동산데이터베이스 회사인 ATTOM의 조사(2021 U.S. Home Equity & Underwater Report)에 의하면 미국의 1780만 가구만이 대출이 주택가치의 50% 이하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특성은 중소도시에서 오히려 두드러집니다. 대도시의 경우 주택가격이 높기 때문에 대출상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입니다. 주택가격 상승의 역설이 작용하는 듯합니다. 집값이 적게 오른 지역은 자기자산이 주택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반면, 반대의 경우에는 여전히 갚아야할 대출금이 많이 남아 있게 됩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은퇴하기 전에 오랜 시간에 걸쳐 주택대출금을 상환하고 연금을 모아 노후 대비를 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주택가격이 오르면 이런 생애자산관리주기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요즘 이런 현상이 많이 보인다고 합니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은퇴 이후에도 여전히 주택대출금을 갚지 못한 세대가 20% 내외나 된다고 합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원인은 주택가격입니다. 2010년대 후반 들어 전세계적으로 주택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한시라도 빨리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겁니다. 자산가격의 상승에 따른 수혜를 얻을 수도 있으며 대출금도 남들보다 빨리 상환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 실수요자(무주택, 1주택자)들은 주택을 구입할 때 앞으로 떨어질지 오를지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집은 심리적 자산이며 사회활동의 불안요소를 줄이는 큰 완충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여건이 된다면 내 집 마련은 자산관리의 1순위 고려 사항입니다.
올해 들어서도(1~4월) 서울 아파트의 주 매입계층이 30대(36.6%)인 것은 당연하면서도 권장할 만한 자산관리의 정석이라는 의미입니다. ‘영끌’이란 말 자체가 본인들의 올챙이적 생각 못하는 단순한 사고입니다. 베이비부머의 대부분이 30대에 주택을 마련했고 1기 신도시에서부터 시작해 갈아타기를 통해 서울로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지만 전 세계적으로 주택가격이 너무 올라 중산층들의 내 집 마련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집을 나만의 자산으로 만드는 일을 포기하면 안됩니다. 단지 집값 상환과 자금계획을 더 철저히 해야 하는 숙제가 남겨져 있을 따름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선진국 중산층들은 전체 집값의 적은 금액(downpayment)만으로 집을 사지만 집에 대한 애착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집을 구입하고 난 이후에 빚을 모두 갚고 자기자산으로 만드는 것을 자산관리의 1순위로 꼽습니다. 미국의 예를 들면 보통 집값의 20%에 해당하는 돈으로 집을 산 후, 나머지 80%는 금융기관에서 모기지로 대출을 받습니다. 그리고 30년의 긴 시간동안 이를 갚아 나가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물론 40년 등 더 긴 모기지도 있으며 15년 등 더 짧은 상품도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40년 초 장기 모기지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간이 길어지면 한달 단위의 상환액은 줄어드니 부담이 적게 느껴집니다.
우리보다 빨리 일을 시작하는 선진국의 경우 30대에 집을 사고 운이 좋으면 30년 후에는 은퇴를 하게 됩니다. 매달 원리금을 상환하게 되면 부채보다는 자산이 늘어나게 되면서 온전히 내 집이 되는 겁니다. 이를 앞당기기 위해 대출금을 한 달이 아닌 주 단위로 상환해 대출금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갚는 경우도 있습니다. 집을 오로지 본인의 소유로 만드는 것이 자산관리에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지분적립형, 공유모기지형 등 이름을 들어서는 알 수 없는 주택상품을 만드는 현 정부 입장에서는 왜 이런 상품들이 주택 수요자의 관심을 끌지 않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주택수요자들은 온전히 내 집, 내 자산을 원하며 이는 세계 공통의 현실입니다. KB국민은행에 의하면 2021년 5월 현재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1억200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이 수준의 아파트를 구입한다고 가정하면 자산관리의 첫 걸음부터 흔들릴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2021년 1분기 미국의 부동산데이터베이스 회사인 ATTOM의 조사(2021 U.S. Home Equity & Underwater Report)에 의하면 미국의 1780만 가구만이 대출이 주택가치의 50% 이하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특성은 중소도시에서 오히려 두드러집니다. 대도시의 경우 주택가격이 높기 때문에 대출상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입니다. 주택가격 상승의 역설이 작용하는 듯합니다. 집값이 적게 오른 지역은 자기자산이 주택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반면, 반대의 경우에는 여전히 갚아야할 대출금이 많이 남아 있게 됩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은퇴하기 전에 오랜 시간에 걸쳐 주택대출금을 상환하고 연금을 모아 노후 대비를 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주택가격이 오르면 이런 생애자산관리주기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요즘 이런 현상이 많이 보인다고 합니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은퇴 이후에도 여전히 주택대출금을 갚지 못한 세대가 20% 내외나 된다고 합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원인은 주택가격입니다. 2010년대 후반 들어 전세계적으로 주택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한시라도 빨리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겁니다. 자산가격의 상승에 따른 수혜를 얻을 수도 있으며 대출금도 남들보다 빨리 상환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 실수요자(무주택, 1주택자)들은 주택을 구입할 때 앞으로 떨어질지 오를지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집은 심리적 자산이며 사회활동의 불안요소를 줄이는 큰 완충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여건이 된다면 내 집 마련은 자산관리의 1순위 고려 사항입니다.
올해 들어서도(1~4월) 서울 아파트의 주 매입계층이 30대(36.6%)인 것은 당연하면서도 권장할 만한 자산관리의 정석이라는 의미입니다. ‘영끌’이란 말 자체가 본인들의 올챙이적 생각 못하는 단순한 사고입니다. 베이비부머의 대부분이 30대에 주택을 마련했고 1기 신도시에서부터 시작해 갈아타기를 통해 서울로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지만 전 세계적으로 주택가격이 너무 올라 중산층들의 내 집 마련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집을 나만의 자산으로 만드는 일을 포기하면 안됩니다. 단지 집값 상환과 자금계획을 더 철저히 해야 하는 숙제가 남겨져 있을 따름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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