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A 씨는 5살 연상 남자친구와 1년째 열애 중이며 연인의 나이를 고려해 올해 안에 결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상견례를 앞두고 A 씨는 일면식 없는 인스타그램 계정으로부터 미심쩍은 다이렉트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마치 우리 둘을 다 아는 것처럼 메시지를 보내왔다. 저희 엄마 인스타그램까지 알아내서 디엠을 보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낸 이가 예비신랑의 전 여자친구 B 씨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는 "연애 초반 예비신랑의 전 여자친구가 사진을 도용하고 카톡을 짜깁기 하는 등 몇 달간 괴롭혔다"고 털어놨다.
이어 "B 씨 관련 사건만 빼면 저희는 정말 완벽하고 사랑하는 사이"라며 "결혼 전 서로의 과거에 대해서 이해는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여자는 너무 심했다. 정신병이 있나 싶을 정도로 괴롭혔다"고 토로했다.
A 씨 어머니가 받은 디엠 내용은 아래와 같다. "OOO(예비신랑) 믿지 마세요. 따님을 겨우 그런 놈에게 보낼 건 아니죠? 걔는 1년에 여자 몇 명씩 갈아치운 놈이라고 보면 됩니다."
B 씨는 예비신랑이 야한 차림의 여자 사진이 올라오는 성인 계정을 팔로우했다며 인스타그램 리스트를 첨부하기도 했다. "이런 놈이 정상인 것 같으세요? 어른들 만나고 자기 가족들 보여주며 감성팔이 하는 것 모두 '패턴'입니다. 다른 여자들 만나면서도 모두 했던 짓입니다. 이런 식으로 족히 20명은 만났을 겁니다."
"땅도 있고 돈도 많이 모아놨다고 하지 않던가요? 그거 다 뻥입니다. 매일 술에 절어 살고 여자 밝히고 앞뒤 생각 없이 사는 X"이라며 "집도 차도 없고 돈도 없다. 딸 결혼 못 하게 뜯어말리셔야 할 것"이라고 보내기도 했다.
A 씨는 어머니로부터 해당 메시지를 접하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남자친구의 인스타 계정을 확인해 보니 성인 계정을 팔로우 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그가 했던 행동들은 모두 진실돼 보였기에 B 씨 말만 믿을 수는 없었다.
A 씨는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우리를 지켜본 것 같더라. 심지어 엄마한테까지 익명으로 연락하는 여자, 스토킹으로 고소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분노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온라인 스토킹 정말 무섭다. 신고하는 게 좋겠다", "예비신랑에게도 이 같은 상황을 알려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B 씨의 말이 사실일 수 있는 것 아니냐", "결혼 전 급여명세서와 저금한 돈 등을 오픈하는 게 좋겠다", "어떻게 헤어졌길래 B 씨가 저렇게 행동하는 건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인스타 성인 계정 팔로우가 많다는 부분은 좀 미심쩍다. 너무 예비신랑만 믿지 말라", "사실 여부 확인해서 나쁠 것 없다고 본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최근 들어 A 씨와 같은 온라인 스토킹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SNS 사용 비중이 늘어나면서 언택트 스토킹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스토킹처벌법은 '우편·전화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글·말 등을 도달시키는 행위'만 처벌 가능한 온라인 스토킹으로 인정한다. △개인정보를 알아내고 저장하는 행위 △피해자를 사칭하는 행위 △개인정보와 함께 성적 모욕 등의 허위정보 유포 행위 △제삼자에게 범행을 부추기는 행위 등은 스토킹처벌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