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하이컬처] AI가 복원한 렘브란트의 '잃어버린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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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활동 영역이 광범위한 분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AI가 미완성 스케치만 남아 있던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교향곡 10번을 완성해 낸 데 이어 이번엔 위대한 화가인 렘브란트의 걸작 '야경'의 훼손·손실된 부분을 복원해냈다고 합니다. 정말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광폭 행보입니다.
아트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국립미술관에선 AI가 복원한 렘브란트의 '야경'이 지난 23일부터 오는 9월까지 전시된다고 합니다.
1642년 완성된 렘브란트의 '야경'은 1715년 아커비제 길드홀(Arquebusiers Guild Hall)에서 암스테르담 시청으로 옮겨졌습니다. 문제는 새로 작품을 거는 곳의 공간이 협소했던 까닭에 그림의 좌우 측면은 물론 상단과 하단 일부도 절단됐다는 것입니다. 불행히도 잘라낸 부분은 소재를 알 수 없게 됐습니다.
'야경'은 다시 1885년 네덜란드 국립미술관이 개관하면서 미술관으로 옮겨져, 미술관을 대표하는 작품이 됐지만, 이미 원형이 크게 훼손되고 난 이후였습니다.
원형이 훼손된 채 사람들을 맞이할 수 밖에 없던 처지가 바뀐 것은 2019년 부터입니다. 네덜란드 국립미술관 측은 2019년 '야경 작전(Operation Night Watch)'이라는 복원 프로젝트에 들어갔습니다.
애초에는 작품을 원래 크기로 복원하는 것까지는 고려하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이 원본 그림의 남아있는 부분과 절단 이전에 제작된 '야경'의 17세기 모작(헤리트 룬덴스 작)을 기초 데이터로 삼아 AI 기술을 동원하면 작품의 '원형' 복원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습니다.
곧바로 새로운 도전에 들어갔습니다. AI가 '야경'과 룬덴스의 모작 사이에 1만 개 이상의 공통되는 세부정보를 발견해, 신경망 학습 등을 통해 분실된 절단 부분을 다시 그려본 것입니다. 렘브란트가 사용한 색, 붓 터치 등의 방대한 정보가 입력됐고, AI가 렘브란트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기 위한 각종 보정작업도 진행됐습니다.
결국. 수백만 번에 걸친 프로그램 실행 후 AI가 룬덴스 모작으로부터 렘브란트 스타일로 없어진 부분을 재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입니다.
이후 AI가 만든 복제품을 원본 패널에 부착해 렘브란트의 원본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작품이 완성됐던 당시의 모습(근사치)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참고로 렘브란트의 '야경'은 26번에 걸쳐 복원 작업이 있었지만 언제나 결과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1975년에는 그림이 여러 번 베였고, 1990년에는 산성 물질이 작품에 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번의 복원 작업은 이전의 덧칠을 원형과 같은 수준으로 되돌리려 한 것과는 '수준'이 근본적으로 다른 작업입니다. 상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잃어버린 미술품을 감히 복원하겠다고 나선 것이기 때문입니다.과연 렘브란트의 손길이 미쳤던 원래 작품과 AI가 그려낸 그림이 얼마나 비슷할지는 영원히 알 수 없긴 하지만 말입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엔 AI복원 후 걸작의 아우라가 더 강하게 느껴지시는지요. 판단은 각자의 몫이겠지요.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아트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국립미술관에선 AI가 복원한 렘브란트의 '야경'이 지난 23일부터 오는 9월까지 전시된다고 합니다.
1642년 완성된 렘브란트의 '야경'은 1715년 아커비제 길드홀(Arquebusiers Guild Hall)에서 암스테르담 시청으로 옮겨졌습니다. 문제는 새로 작품을 거는 곳의 공간이 협소했던 까닭에 그림의 좌우 측면은 물론 상단과 하단 일부도 절단됐다는 것입니다. 불행히도 잘라낸 부분은 소재를 알 수 없게 됐습니다.
'야경'은 다시 1885년 네덜란드 국립미술관이 개관하면서 미술관으로 옮겨져, 미술관을 대표하는 작품이 됐지만, 이미 원형이 크게 훼손되고 난 이후였습니다.
원형이 훼손된 채 사람들을 맞이할 수 밖에 없던 처지가 바뀐 것은 2019년 부터입니다. 네덜란드 국립미술관 측은 2019년 '야경 작전(Operation Night Watch)'이라는 복원 프로젝트에 들어갔습니다.
애초에는 작품을 원래 크기로 복원하는 것까지는 고려하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이 원본 그림의 남아있는 부분과 절단 이전에 제작된 '야경'의 17세기 모작(헤리트 룬덴스 작)을 기초 데이터로 삼아 AI 기술을 동원하면 작품의 '원형' 복원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습니다.
곧바로 새로운 도전에 들어갔습니다. AI가 '야경'과 룬덴스의 모작 사이에 1만 개 이상의 공통되는 세부정보를 발견해, 신경망 학습 등을 통해 분실된 절단 부분을 다시 그려본 것입니다. 렘브란트가 사용한 색, 붓 터치 등의 방대한 정보가 입력됐고, AI가 렘브란트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기 위한 각종 보정작업도 진행됐습니다.
결국. 수백만 번에 걸친 프로그램 실행 후 AI가 룬덴스 모작으로부터 렘브란트 스타일로 없어진 부분을 재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입니다.
이후 AI가 만든 복제품을 원본 패널에 부착해 렘브란트의 원본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작품이 완성됐던 당시의 모습(근사치)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참고로 렘브란트의 '야경'은 26번에 걸쳐 복원 작업이 있었지만 언제나 결과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1975년에는 그림이 여러 번 베였고, 1990년에는 산성 물질이 작품에 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번의 복원 작업은 이전의 덧칠을 원형과 같은 수준으로 되돌리려 한 것과는 '수준'이 근본적으로 다른 작업입니다. 상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잃어버린 미술품을 감히 복원하겠다고 나선 것이기 때문입니다.과연 렘브란트의 손길이 미쳤던 원래 작품과 AI가 그려낸 그림이 얼마나 비슷할지는 영원히 알 수 없긴 하지만 말입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엔 AI복원 후 걸작의 아우라가 더 강하게 느껴지시는지요. 판단은 각자의 몫이겠지요.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