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인수전이 국내 건설사와 시행사 간 2파전으로 치러진다. 매각이 성사되면 대우건설은 11년 만에 새 주인을 찾는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와 매각주관사 BoA메릴린치가 이날 실시한 본입찰에 중흥건설과 DS네트워크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DS네트워크 컨소시엄은 건설 시행사인 DS네트워크와 국내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인프라 투자사 IPM 등으로 구성됐다. 재인수 도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호반건설은 불참했다. 매각 대상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지분 50.75%로 이르면 다음주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유력 후보로는 중흥건설이 거론된다. 정창선 회장은 지난해 대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3년 내 재계 2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중흥그룹의 자산총액은 9조2070억원으로 재계 47위다. 대우건설을 합하면 자산총액이 단번에 19조원을 넘어서 20위권에 들어간다.

DS네트워크 컨소시엄의 의지도 만만치 않다. DS네트워크는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사업장 시행을 여러 차례 맡아 대우건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재무적 투자자로 스카이레이크와 IPM을 끌여들여 실탄도 충분히 확보했다. 두 회사 모두 자금 조달 준비를 마쳤다. 중흥건설은 KB증권에서, DS네트워크 컨소시엄은 우리은행에서 인수금융 투자확약서(LOC)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2조원대 초반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8조1367억원, 영업이익 5583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 2조2914억원, 영업이익 2533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기도 했다. 4분기 영업이익만 보면 업계 1, 2위인 삼성물산(1350억원)과 현대건설(899억원)을 넘어섰다.

매각이 성사되면 대우건설은 세 번째 새 주인을 맞는다.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1세대 명가로 꼽혔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그룹이 해체된 후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2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1년 만에 회생에 성공했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했으나 3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내놨다. 2011년 산업은행으로 넘어간 뒤 2017년 공개 매각을 통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대우건설의 해외 사업장 부실이 뒤늦게 드러나 호반 측이 인수를 철회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