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이원면 볏가리마을은 태안반도 가장 끝자락에 있다. 농촌과 어촌의 풍경이 공존하는 마을로 마을 주민 대부분이 농업과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볏가리마을 특산물은 육쪽마늘과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굴을 비롯해 쌀, 서리태 등이 있다. 테마체험, 놀이체험, 바다체험으로 나뉘어진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손영철 볏가리마을 운영위원장은 “볏가리마을은 박꽃같이 소박한 농부의 희망이 영글고 훈훈한 농심이 살아있는 고향의 품속 같은 농촌마을”이라고 말했다. 농촌과 어촌이 어우러진 볏가리마을을 찾으면 따스한 햇살, 풋풋한 풀내음과 흙내음, 온몸을 휘감고 도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볏가리마을은 동쪽을 제외하고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지형이다. 근처에 국내 유일한 해안국립공원이 있고, 내륙은 저산성 구릉지로 많은 산지가 논과 밭으로 이용된다. 리아스식 해안은 만곡이 심해 간척지가 잘 발달해 있다. 마을회관에서 5분 걸어 언덕 하나를 넘으면 너른 갯벌과 기묘한 구멍바위, 푸른 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언덕 위 해송을 경계로 농촌 경관과 어촌 경관이 완연히 구분된다. 볏가리를 두 개의 이질적 마을로 보이게 하는 매력 포인트다.

볏가리마을의 대표 상품은 갯벌체험이다. 갯벌에서 봄에는 뽕자루로 설게를 잡고 가을에는 대나무 낚시로 망둥이를 잡는다. 3월 중순에서 4월 말께에는 설게가 많이 나오고, 조개는 동죽이 많다. 볏가리마을에 있는 갯벌은 모래와 갯벌이 섞여 있는 혼합갯벌로 깊이 빠지지 않아 어린아이들도 즐겁게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한여름엔 갯벌 한쪽의 보에서 하는 염전 체험이 특색있다. 고무래질로 소금을 모으고 용두레, 맞두레로 염전에 물을 퍼 올리는 등 전통 방식으로 천일염을 제조해 볼 수 있다. 저녁때 물 빠진 바닷가를 걷는 것도 낭만적이다.

농사체험으로는 포도수확, 감자캐기, 고구마캐기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동물농장에서 희귀한 백사슴 20여 마리를 보는 것도 이채롭다. 이 마을의 이름인 볏가리는 벼를 베어 말린 후 볏단을 원뿔형으로 쌓은 더미를 말한다. 볏가리마을에선 벼를 생산하는 데 농약을 쓰지 않는다. 오리를 논에 풀어 벼 해충을 잡아먹게 하는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