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얼음 절벽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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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프롤로그>
우리는 등산을 삶의 여정과 비유하기도 한다. 정상 정복을 눈앞에 두고 급변하는 날씨와 순간적 발생하는 작은 실수에도 일락천장의 골짜기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희열을 붙잡기 위해 무리한 만용을 부리다가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기도 한다. 영화<버티칼 리미트(Vertical Limit), 2000>에서 최고의 등산 장비와 전문가로 팀을 꾸린 야심찬 기업가는 비즈니스의 홍보를 위해 무작정 정상 공격을 밀어 부치다가 갑자가 닥친 눈보라에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절박한 상황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생존투쟁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오늘 삶이라는 험난한 등반길에서 끝없이 욕심을 부리는 많은 권력자들은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까지 희생시키기 전에 초심으로 돌아가 겸손한 등산가의 자세로 한 걸음씩 걸어가는 리부팅이 절실하다.
[K2: 히말라야 8,000 m 급 14좌에서 세계 2위 높이 8,611m, 등정 실패율 1위, 정복 성공률 30%, 사망률 2위(23.24%)의 죽음의 산으로 불린다. 1856년 인도 측량국의 몽고레리가 카슈미르에서 바라본 파키스탄과 중국의 국경에 있는 카라코람의 산맥을 탐사하는 과정에서 K1에서 K32까지 순차적으로 부르게 되었다] <영화 줄거리 요약>
세계 최고의 산악인 로이스는 어느 날 아들 피터(크리스 오도넬 분)와 딸 애니(로빈 튜니 분) 그리고 자신의 대원들과 그랜드 캐니언에서 암벽 등반을 하다가 한 대원의 실수로 팀 모두가 절벽 아래로 떨어져 숨지고 마지막 피터, 로이스, 애니만이 자일(Seil:등산용 밧줄) 하나에 몸을 지탱하게 된다. 자일 하나로는 세명이 지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로이스는 아들에게 자신에게 묶인 자일을 자르라고 강요한다. 3년이 지난 후 아버지가 죽은 충격으로 피터는 등산가의 일을 그만두고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사진가로 일하고 동생 애니는 아버지를 기리며 최고 여성 산악인이 된다. 한편 마제스틱 항공사의 회장이며 부유한 사업가 엘리엇(빌 팩스턴 분)은 자신의 항공사 이벤트를 위해 가장 등반이 어렵다는 K2 등정에 나선다. 하지만 급변하는 악천후와 등반에 대한 철학과 겸손함이 없던 그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관전 포인트>
A. 백만장자 엘리엇의 등반 목적은?
엘리엇은 항공사를 창설 후 특별한 광고를 위해 세계에서 가장 힘든 등반로인 K2 정상에서 날아오는 비행기를 향해 손을 흔들며 첫 출항을 축하한다는 광고를 찍으려는 욕심에 급변하는 기상상태는 고려하지 않고 등산을 마치 큰 축제라도 진행하듯 야심 차게 밀어붙이려 한다. 하지만 전문가인 피터는 기상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경고하지만 엘리엇은 강행하다가 눈사태인 애벌런치(Abalanche)를 만나 모든 대원이 숨지고 자신과 애니 그리고 등반대장 탐만이 빙하가 갈라진 크레바스에 빠져 살아남게 된다. 다행히 애니는 아버지에게 배운 모스부호 통신으로 베이스캠프의 오빠와 통신하여 구조를 기다리게 되지만, 생존이 어려운 버티칼 리미트에서 엘리엇은 자신만이 살아남기 위해 부상당한 탐을 살해하고 생존 구급약 덱사메타론을 독식하는 사악함을 보인다.
B. 산악전문가 몽고메리가 구조대에 합류한 이유는?
눈 덮인 산속에서 동상으로 발가락을 모두 잃은 몽고메리 위크는 4년 전 산악가이드로 등반 중 죽은 아내의 시신을 찾기 위해 매번 악천후에도 산을 오른다. 알고 보니 그의 부인은 4년 전 K2 등반 때 조난의 위기에서 엘리엇이 부인의 덱사메타론을 뺏어 자신만 살아남은 사실을 몽고메리가 알고 복수의 칼을 갈고 이번 등반에 참여한 것이다.
C. 피터가 동생을 구출하기 위해 펼치는 작전은?
버티칼 리미트(Vertical Limit:생명체가 살 수 없는 수직 한계점의 골짜기)에 빠진 동생과 일행은 하루 동안은 연료로 얼음을 녹여 버틸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폐에 액체가 고이는 폐수종에 걸려 12시간 안에 죽게 될 위기에 빠지게 된다. 즉 36시간 내에 이들을 구해야만 하는 것이다. 피터는 도인 몽고메리에게 간청하여 그를 리더로 6명의 구조대가 가까스로 출발하게 된다. 또한 얼음절벽을 깨기 위해 파키스탄 군인에게서 조달한 액체 니트로글리세린을 챙겨간다. 하지만 태양열 반응 폭발로 2개조 중 1개조 3명은 죽고 간신히 도착한 곳에서, 애니가 빠진 골짜기에서 쏘아 올린 신호탄과 탐의 피가 담긴 주머니로 장소를 확인하고 구조에 나서지만 자일이 4사람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자 3번째 매달려 있던 몽고메리가 줄을 잘라 엘리엇과 함께 떨어져 죽음으로 애니와 피터만 살아남게 된다.
D. 영화에서 시사하는 점은?
@험준한 산을 오를 때는 반드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기후, 등산 장비, 몸 컨디션 등 사소한 것 하나라도 소홀하면 바로 안전과 생명을 보존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산을 오르기 전 등산화 안의 모래 한 알도 철저히 제거해야 모든 상황이 예측할 수 없는 정상 정복 직전에 실패하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작은 것이 결정적인 비수가 되어 돌아온다는 경험담을 들려준다. 영화에서도 구조 대원이 물 한잔 먹으려고 배낭을 놓는 순간 빠져나온 니트로글리세린 통이 폭발하여 사망하게 되는 경우가 그런 것이다.
@ 가족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하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위기가 닥치면 침착한 대응이 어려워진다. 그러기에 가족들과의 모험은 더욱 세심한 준비와 대비가 필요하다. 영화에서처럼 암벽등반 중 아버지가 죽는 불행한 일이 닥치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 속에 살아가게 된다. 영화<클리프 행어, 1993>에서도 산악구조 대원인 게이브(실베스터 스탤론 분)가 친구의 연인을 구하지 못해 좌절하게 되는데 그 모습은 <버티칼 리미트>에서 아버지를 살리지 못한 아들 피터의 모습과 흡사하다. <에필로그>
자연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첨단 과학과 강인한 의지로 정복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신과 닮은 자연은 결코 호락호락하게 품을 내어 주지 않는다. 지구의 자원을 남용한 결과로 빚어진 코로나바이러스의 침공, 서서히 닥치는 지구온난화의 위협, 핵무기의 통제불능이 가져올 공포는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그런데도 눈앞의 이기심과 자만심에 가득 찬 권력자들은 자신과 국민들이 죽음의 크레바스에 빠지는 줄도 모르고 오만과 탐욕의 사고에 빠져있다. 혹한의 시대 얼음 절벽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는 지금 다시 한번 겸손한 자세로 불어닥칠 엄청난 위험에 겸손하게 협력하고 철저하게 대비해 나가야 할 때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우리는 등산을 삶의 여정과 비유하기도 한다. 정상 정복을 눈앞에 두고 급변하는 날씨와 순간적 발생하는 작은 실수에도 일락천장의 골짜기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희열을 붙잡기 위해 무리한 만용을 부리다가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기도 한다. 영화<버티칼 리미트(Vertical Limit), 2000>에서 최고의 등산 장비와 전문가로 팀을 꾸린 야심찬 기업가는 비즈니스의 홍보를 위해 무작정 정상 공격을 밀어 부치다가 갑자가 닥친 눈보라에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절박한 상황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생존투쟁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오늘 삶이라는 험난한 등반길에서 끝없이 욕심을 부리는 많은 권력자들은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까지 희생시키기 전에 초심으로 돌아가 겸손한 등산가의 자세로 한 걸음씩 걸어가는 리부팅이 절실하다.
[K2: 히말라야 8,000 m 급 14좌에서 세계 2위 높이 8,611m, 등정 실패율 1위, 정복 성공률 30%, 사망률 2위(23.24%)의 죽음의 산으로 불린다. 1856년 인도 측량국의 몽고레리가 카슈미르에서 바라본 파키스탄과 중국의 국경에 있는 카라코람의 산맥을 탐사하는 과정에서 K1에서 K32까지 순차적으로 부르게 되었다] <영화 줄거리 요약>
세계 최고의 산악인 로이스는 어느 날 아들 피터(크리스 오도넬 분)와 딸 애니(로빈 튜니 분) 그리고 자신의 대원들과 그랜드 캐니언에서 암벽 등반을 하다가 한 대원의 실수로 팀 모두가 절벽 아래로 떨어져 숨지고 마지막 피터, 로이스, 애니만이 자일(Seil:등산용 밧줄) 하나에 몸을 지탱하게 된다. 자일 하나로는 세명이 지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로이스는 아들에게 자신에게 묶인 자일을 자르라고 강요한다. 3년이 지난 후 아버지가 죽은 충격으로 피터는 등산가의 일을 그만두고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사진가로 일하고 동생 애니는 아버지를 기리며 최고 여성 산악인이 된다. 한편 마제스틱 항공사의 회장이며 부유한 사업가 엘리엇(빌 팩스턴 분)은 자신의 항공사 이벤트를 위해 가장 등반이 어렵다는 K2 등정에 나선다. 하지만 급변하는 악천후와 등반에 대한 철학과 겸손함이 없던 그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관전 포인트>
A. 백만장자 엘리엇의 등반 목적은?
엘리엇은 항공사를 창설 후 특별한 광고를 위해 세계에서 가장 힘든 등반로인 K2 정상에서 날아오는 비행기를 향해 손을 흔들며 첫 출항을 축하한다는 광고를 찍으려는 욕심에 급변하는 기상상태는 고려하지 않고 등산을 마치 큰 축제라도 진행하듯 야심 차게 밀어붙이려 한다. 하지만 전문가인 피터는 기상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경고하지만 엘리엇은 강행하다가 눈사태인 애벌런치(Abalanche)를 만나 모든 대원이 숨지고 자신과 애니 그리고 등반대장 탐만이 빙하가 갈라진 크레바스에 빠져 살아남게 된다. 다행히 애니는 아버지에게 배운 모스부호 통신으로 베이스캠프의 오빠와 통신하여 구조를 기다리게 되지만, 생존이 어려운 버티칼 리미트에서 엘리엇은 자신만이 살아남기 위해 부상당한 탐을 살해하고 생존 구급약 덱사메타론을 독식하는 사악함을 보인다.
B. 산악전문가 몽고메리가 구조대에 합류한 이유는?
눈 덮인 산속에서 동상으로 발가락을 모두 잃은 몽고메리 위크는 4년 전 산악가이드로 등반 중 죽은 아내의 시신을 찾기 위해 매번 악천후에도 산을 오른다. 알고 보니 그의 부인은 4년 전 K2 등반 때 조난의 위기에서 엘리엇이 부인의 덱사메타론을 뺏어 자신만 살아남은 사실을 몽고메리가 알고 복수의 칼을 갈고 이번 등반에 참여한 것이다.
C. 피터가 동생을 구출하기 위해 펼치는 작전은?
버티칼 리미트(Vertical Limit:생명체가 살 수 없는 수직 한계점의 골짜기)에 빠진 동생과 일행은 하루 동안은 연료로 얼음을 녹여 버틸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폐에 액체가 고이는 폐수종에 걸려 12시간 안에 죽게 될 위기에 빠지게 된다. 즉 36시간 내에 이들을 구해야만 하는 것이다. 피터는 도인 몽고메리에게 간청하여 그를 리더로 6명의 구조대가 가까스로 출발하게 된다. 또한 얼음절벽을 깨기 위해 파키스탄 군인에게서 조달한 액체 니트로글리세린을 챙겨간다. 하지만 태양열 반응 폭발로 2개조 중 1개조 3명은 죽고 간신히 도착한 곳에서, 애니가 빠진 골짜기에서 쏘아 올린 신호탄과 탐의 피가 담긴 주머니로 장소를 확인하고 구조에 나서지만 자일이 4사람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자 3번째 매달려 있던 몽고메리가 줄을 잘라 엘리엇과 함께 떨어져 죽음으로 애니와 피터만 살아남게 된다.
D. 영화에서 시사하는 점은?
@험준한 산을 오를 때는 반드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기후, 등산 장비, 몸 컨디션 등 사소한 것 하나라도 소홀하면 바로 안전과 생명을 보존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산을 오르기 전 등산화 안의 모래 한 알도 철저히 제거해야 모든 상황이 예측할 수 없는 정상 정복 직전에 실패하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작은 것이 결정적인 비수가 되어 돌아온다는 경험담을 들려준다. 영화에서도 구조 대원이 물 한잔 먹으려고 배낭을 놓는 순간 빠져나온 니트로글리세린 통이 폭발하여 사망하게 되는 경우가 그런 것이다.
@ 가족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하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위기가 닥치면 침착한 대응이 어려워진다. 그러기에 가족들과의 모험은 더욱 세심한 준비와 대비가 필요하다. 영화에서처럼 암벽등반 중 아버지가 죽는 불행한 일이 닥치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 속에 살아가게 된다. 영화<클리프 행어, 1993>에서도 산악구조 대원인 게이브(실베스터 스탤론 분)가 친구의 연인을 구하지 못해 좌절하게 되는데 그 모습은 <버티칼 리미트>에서 아버지를 살리지 못한 아들 피터의 모습과 흡사하다. <에필로그>
자연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첨단 과학과 강인한 의지로 정복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신과 닮은 자연은 결코 호락호락하게 품을 내어 주지 않는다. 지구의 자원을 남용한 결과로 빚어진 코로나바이러스의 침공, 서서히 닥치는 지구온난화의 위협, 핵무기의 통제불능이 가져올 공포는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그런데도 눈앞의 이기심과 자만심에 가득 찬 권력자들은 자신과 국민들이 죽음의 크레바스에 빠지는 줄도 모르고 오만과 탐욕의 사고에 빠져있다. 혹한의 시대 얼음 절벽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는 지금 다시 한번 겸손한 자세로 불어닥칠 엄청난 위험에 겸손하게 협력하고 철저하게 대비해 나가야 할 때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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