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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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1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참피디는 식품업계에서 ‘연쇄 품절마’로 불린다. 참피디가 방송을 통해 소개하는 제품마다 수시간 내 품절 사태가 벌어지거나 주문이 몰려 배송 대란이 일어나는 일이 반복되면서 생긴 별명이다.

27일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 1월 참피디가 방송을 통해 마켓컬리에서 판매하는 ‘닭염통양념꼬치’를 소개한 뒤 이 제품의 1주일 판매량은 전주 대비 633% 급증했다. 2월 방송에서 소개한 ‘담뿍 대파 막창구이’도 판매량이 418% 증가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실제로 제품을 보고 구매할 수 없는 온라인 채널 특성상 유튜버의 리뷰 영상에 따라 판매량이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유튜버의 긍정적인 리뷰는 판매량 증가에 도움이 되지만 “먹어보니 맛이 없다”는 부정적 리뷰는 식품업체엔 큰 타격이다. 특히 시즌별로 신제품을 내놓는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유튜버 리뷰가 가장 무섭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텍스트로 된 후기보다 영상을 통한 시각·청각적 후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가 안 좋은 반응을 보일까 걱정이 돼 잠을 설칠 정도”라고 했다.

외식업계에도 유튜버 경보령이 내려졌다. 유튜버가 허락도 받지 않은 채 영상을 촬영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전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면서다. 지난해 말 한 유명 유튜버는 “무한리필 간장게장집에서 게장을 리필했더니 밥알이 나왔다”며 ‘음식 재탕’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뒤늦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해당 점주는 폐업을 고민할 정도로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서울 망원동에서 한식주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유튜버의 악의적인 리뷰에 마음고생을 하는 동료 점주들이 적지 않다”며 “유튜버의 무단 촬영으로 영상에 얼굴이 노출된 손님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