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안과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바이우비즈(성분명 라니비주맙)’가 이르면 내년 유럽 시장에 상륙한다.

삼성 안질환약 유럽상륙 '파란불'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바이우비즈를 유럽에서 판매하는 것에 긍정 의견을 냈다고 지난 26일 발표했다. 작년 10월 EMA가 심사에 들어간 지 8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통상 2~3개월 걸리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최종 검토를 거쳐 공식 판매 허가를 받을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바이우비즈는 로슈와 노바티스가 판매 중인 안과질환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다.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로 쓰이는 루센티스는 지난해 세계에서 4조원가량 팔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바이우비즈가 EU 집행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통과하면 유럽에서 판매되는 첫 번째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가 된다.

제약·바이오업계는 바이오시밀러의 성공 조건으로 ‘빠른 속도’를 꼽는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는 순간부터 바이오시밀러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는 만큼 시장을 선점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판매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런 점을 파고들었다. 루센티스에 대한 유럽 물질특허 만료시점(2022년 7월)이 한참 남았을 때 바이오시밀러 허가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그래야 특허가 만료되면 곧바로 바이오시밀러를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작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바이우비즈 허가를 신청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고령화 등의 여파로 지난해 루센티스 판매량은 전년보다 20% 늘었다”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세계 루센티스 관련 시장을 잠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베네팔리, 임랄디, 플릭사비)과 표적항암제 2종(온트루잔트, 에이빈시오)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안과 질환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와 혈액질환 치료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판매 허가 심사 및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