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실손 의료보험(실손보험) 출시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생명보험사들이 더는 실손보험을 팔지 않겠다며 잇따라 ‘판매 중단’ 결정을 내리고 있다. 높은 손해율 탓에 팔면 팔수록 손해가 되는 적자 구조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다음달 1일 도입되는 4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3월 미래에셋생명이 실손보험 판매 중단을 발표한 지 넉 달 만이다. ABL생명도 실손보험 판매를 이어갈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해 실손보험 보유 계약이 10만 건인데, 실손 합산비율(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친 비율)이 133.2%로 전체 생보사 중 가장 높다. 현재 4세대 실손 출시를 결정한 곳은 삼성·한화·교보·흥국·NH농협생명뿐이다.

4세대 실손 출시가 임박했지만 손보 업계에서도 기대감은 크지 않다. 올해 1분기 실손 보험은 6866억원의 적자를 냈고 위험 손해율은 132.6%를 기록했다. 4세대 실손 보험이 나오면 비급여 항목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최대 4배까지 비싸진다. 그러나 이미 3500만 명이 실손보험에 가입한 상황에서 4세대로 갈아탈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게 업계 얘기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