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이 국제 유가 급등에도 생산량을 확대하지 않고 있다. 섣부른 투자로 생산량을 늘리는 대신 판매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최대치보다 15%가량 줄어든 하루 1100만 배럴 수준이다. 지난 주말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74달러를 넘는 등 국제 유가가 최근 8개월 새 2배 이상으로 뛰었지만 셰일업체들은 생산량을 늘리지 않고 있다. 앞으로 원유 수요가 더 증가하면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셰일업체들은 증산 경쟁으로 인한 수익률 하락을 막기 위해 생산량 확대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 주요 셰일업체 가운데 한 곳인 데번에너지의 릭 먼크리프 최고경영자(CEO)는 “생산량을 두 자릿수 비율로 늘려야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너무 오랫동안 업계에 과잉 투자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데번에너지는 올해 생산량은 그대로 유지하고 내년에는 최대 5%가량만 늘릴 계획이다.

셰일업체들은 투자자를 위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을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FT는 “미국에서도 점점 고품질 셰일층을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업체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하려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