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할인, 4세대에도 적용" 금융당국 요청…업계는 반발
실손 '4세대' 출시로 보험료 사실상 인상 추진…금융당국 '제동'
보험업계가 다음달 '4세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도입을 계기로 사실상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자 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7월 출시 예정인 새 실손보험에 기존 '3세대' 신(新)실손보험과 동일한 보험료를 적용하라고 보험업계에 최근 요청했다.

이달 말까지만 판매하는 신실손보험 보험료는 지난해 일부 경영난을 겪는 보험사를 제외하고는 9%대 할인이 적용됐다.

당시 할인은 '일회성' 조처로 시행됐으나 올해 신실손보험 보험료가 동결되면서 할인이 연장된 셈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적자를 낸 '1세대' 구(舊)실손보험 보험을 20% 이상 올리는 대신 신실손보험 할인을 연장하는 선에서 타협이 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보험업계는 이달 말 3세대 실손 판매 종료 후 다음달 출시하는 4세대 실손보험에 대해서는 한시 할인을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었다.

할인이 적용되지 않으면 4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현행 3세대보다 10% 이상 비싸지게 된다.

4세대 실손이 도입되며 사실상 보험료가 오르게 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주 보험업계에 4세대 실손에 대해서도 한시 할인을 계속 적용하라고 요청, 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4세대 실손 도입으로 보험업계의 적자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므로 보험료 부담을 높여서는 안 된다며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특히 실손보험 시장의 82%를 차지하는 손해보험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4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할증은 다음달 신규 계약자부터, 2년 후에나 적용된다"며 "현재의 심각한 손해율 개선에는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실손보험의 보험료수익에서 보험금과 사업비를 뺀 '보험손익'은 2조5천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는 7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손해보험협회에서 열린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의 회의 자리에서는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적자 구조가 심각하지만 당국의 요청에 반기를 들기는 쉽지 않다"면서, "업계가 결국에는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