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협상 난항…불확실성 심화
현대차증권은 28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내렸다. 지난달부터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상태다.
이들 증권사는 대부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면서도 이익 추정치는 상향했다. 현대차증권도 마찬가지였다. 메모리 반도체와 모바일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가격 상승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2분기에 기존 예상치를 웃도는 11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D램 업황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반기 D램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3분기까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현대차증권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것은 D램 시장의 큰손인 서버업체와 반도체업체 간 눈치작전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제품인 스마트폰, PC와 비교해 서버업체는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를 한다. 스마트폰과 PC업체가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주된 고객이었을 때는 이들이 언제 제품을 사갈지를 예상하는 게 쉬웠다.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면 탑재량이 늘어나면서 반도체 수요는 다시 증가했다.
이에 비해 서버업체는 가격 탄력성이 낮다. D램 가격이 오를 때는 물량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구매를 늘리고, 가격이 떨어지면 구매를 한없이 미루는 것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서버업체는 블랙박스와 같아서 그들이 어떤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를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최근 북미 클라우드업체와 D램 회사들 간의 3분기 서버용 D램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 서버업체들이 주된 고객사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년 실적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는 의미다.
노 센터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이익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를 줄여줄 세 가지 성장 동력(파운드리, 폴더블, 이미지센서)의 이익 기여도가 상승할 때 주가도 재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재연/심성미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