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맞으면 끝나는 ‘게임체인저 백신’으로 주목받았던 얀센 코로나19 백신이 낮은 효능으로 인해 도마 위에 올랐다. 다른 백신보다 예방률이 현저히 낮아 ‘부스터샷’(백신 효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로 맞는 주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미국 의료계에서 잇따르고 있다.

28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얀센 백신 접종자가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추가로 접종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얀센 백신 임상에 참여했던 제이슨 갤러거 템플대 약대 교수는 최근 화이자 백신을 추가로 맞았다. 갤러거 교수는 “델타 변이가 미국을 빠르게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을 1회만 접종하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설명했다. 피터 호테즈 베일러의과대 열대의과대 학장은 “얀센 백신을 맞은 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추가로 맞으면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얀센 백신은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긴급 승인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화이자·모더나 백신과 달리 1회만 접종해도 돼 주목받았다.

하지만 최근 낮은 효능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얀센 백신의 예방률은 66%다. 화이자(95%), 모더나(94%) 등 mRNA 백신의 예방률에 비해 현저히 낮다. 마이클 린 스탠퍼드대 교수는 “얀센 백신 접종자의 예방 효과가 2회를 맞은 다른 백신 접종자들보다 낮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 출신 가수 김성규가 얀센 백신을 맞은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돌파감염’ 사례도 나왔다.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델타 변이도 변수다. 얀센 모회사인 존슨앤드존슨은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률을 실험하고 있지만 아직 아무런 데이터도 공개하지 않았다. 얀센과 같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AZ 백신은 1회만 접종했을 때 델타 변이를 막을 수 있는 확률이 33%에 그친다. 2차까지 접종하면 59.8%로 올라가지만 여전히 화이자(87.9%)에 비해 낮다.

방역당국은 얀센 백신 접종자에 대한 부스터샷 검토에 나섰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변이에 대항하고 면역력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변이 감염자도 급증했다. 최근 1주간(6월 20~26일) 발생한 주요 변이 확진자는 267명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