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30대 기업 CHO(최고인사책임자)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안 장관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30대 기업 CHO(최고인사책임자)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안 장관은 "대기업들이 공채를 더 많이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연합뉴스
"수시채용보다 공채를 더 활용해 달라"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28일 "수시 채용 확산으로 청년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국내 주요 대기업에 공채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고 기업 인사담당 임원들에게 당부했다.

안 장관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포함한 30대 기업 인사·노무 담당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수시 채용 중심의 채용 트렌드 변화에 따라 청년들은 채용 규모가 줄어들고 직무 경력이 없으면 취업이 어렵다는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청년들의 불안과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도록 공채 채용 제도에 대한 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인식과 활용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의 '공채 요청'으로 기업들이 공채비중을 높일지는 미지수다.

◆삼성빼곤 대부분이 '수시 공채'

국내 수시채용 바람은 2019년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불기 시작했다. 이어 KT, SK그룹도 수시채용을 잇따라 선언했고 올해부터는 롯데그룹 등 대다수 기업들이 수시채용으로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삼성그룹을 제외한 다른 기업들은 수시채용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하고 있다.

수시 채용은 기업이 인력 수요가 있을 때마다 해당 업무에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소규모로 뽑는 것이다. 때문에 소수 수시채용이란 표현도 쓴다. 이와달리 공채는 기업들이 대규모 인력을 뽑아 직무교육을 통해 각 부서로 순환근무를 하는 체제다. 대량생산시대에 걸맞는 채용시스템이다. 현재 공채를 유지하는 국가는 일본과 한국이 유일하다. 대부분 서구 유럽과 미국 기업들은 수시채용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빠르게 변하는 '애자일(agile·민첩)경영'과 대규모 공채는 맞지 않았다"며 "그동안 사업현장에서도 불만의 요구가 많았다"고 수시채용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대규모 공채'대신 '소규모 수시채용'

기업들이 빠르게 수시채용을 도입하고 있지만, 기업들도 아직 수시채용에 완전히 적응하지는 못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최근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주요 업종별 채용트렌드 변화’설문을 조사한 결과,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인 137개사의 62.7%는 공채로 뽑겠다고 응답했고 수시채용으로 뽑는다고 답한 기업은 37.3%였다. 하지만,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전환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대규모 정기 공채'가 사라졌을 뿐 '소규모 수시 공채'를 많은 기업들이 유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처럼 많은 인력을 뽑기보다 필요할 때마다 공개채용을 통해 소수인원을 뽑는 것이 달라졌을 뿐이다. 물론, 기업들은 우수인재 선발을 위해 공채이외 추천채용, 인턴채용 등을 활용하고 있다.

다만, 실무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뽑기에 단순한 스펙보다는 직무능력과 실무경험을 많이 쌓은 지원자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문에 구직자들은 기존의 스펙이외에 다른 직무역량을 쌓아야 하기에 취업준비가 더 힘들다고 호소한다.

안 장관은 "수시·경력직 채용의 경우에도 기업별로 채용 시스템을 점검해 직무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 불합리한 차별 해소 등의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