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생산, 합성·정제, 완제 분담
11~12월 임상 1상 투약 시작
내년부터 연 1억 도즈 생산
2023년에는 mRNA 백신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종류의 백신 생산에 나선다. 컨소시엄은 임상과 핵심 원료, 대량 생산설비 구축 등에 7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의 일부인 스파이크(돌기)를 만드는 유전 정보(mRNA)를 세포 안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몸안의 세포는 mRNA 정보를 활용해 스파이크에 결합하는 항체를 만든다. 실제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하면 백신으로 생긴 항체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에 먼저 결합해 감염을 차단하는 원리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벡터 등 다른 방식 백신에 비해 개발 기간이 짧고, 대량 제조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mRNA 백신이 각광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미약품과 녹십자, 에스티팜은 원료 생산부터 완제까지 mRNA 백신 생산 전 과정을 나눠 맡는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분야별 한국 최고수들이 뭉쳤다”고 평가했다.
mRNA 백신을 만들기 위해선 원료 생산→정제→조성→여과→충전→포장 등의 과정을 거친다. 한미약품은 mRNA 원료에 해당하는 플라스미드 DNA(원형 DNA)와 효소 등을 생산한다. 이 회사는 대장균에서 플라스미드를 배양한 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에 해당하는 DNA를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후 과정은 에스티팜이 담당한다. 우선 백신 원료인 플라스미드 DNA와 효소, 백신 후보물질 등을 합성한다. DNA가 들어 있는 용액에 RNA 중합효소와 RNA 재료를 넣는 방식으로 mRNA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에스티팜은 이제까지 발굴한 mRNA 백신 후보물질 22개 중 하나를 최종 후보물질로 이날 낙점했다.
이와 함께 효소와 미성숙 mRNA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과 mRNA를 보자기처럼 감싸 세포 안으로 전달해주는 ‘지질나노입자 기술’(LNP) 조성 과정도 에스티팜이 담당한다. 에스티팜은 모더나와 화이자가 사용하는 LNP 기술을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반트사이언스로부터 총 1500억원에 도입했다.
생산한 백신 원액을 주사기에 담는 과정은 녹십자가 담당한다. 녹십자는 충북 오창에 연 10억 회분 규모의 완제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