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龍 중 6龍 등판했는데…시선 못끄는 與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등록 둘째 날인 29일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 박용진·김두관·이광재 의원, 양승조 충남지사가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등록을 마친 최문순 강원지사와 마감일인 30일 등록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을 합쳐 총 9명의 예비후보가 경선 무대에 오를 전망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등판으로 야권의 대권 구도에 관심이 집중되자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주목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경선 룰을 고민하고 있다.

이낙연·박용진·김두관·이광재 등 등판

이 전 대표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과 캠프 종합상황본부장 최인호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를 찾아 이 전 대표의 예비후보 등록 신청을 했다. 이 전 대표는 SNS를 통해 “김대중과 노무현, 문재인 정부를 잇는 4기 민주정부를 출범시키겠다”며 “힘겨운 국민을 살피고 대한민국의 미래에 필요한 것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장철민 의원을 통해 대리 신청했다.

양 지사와 박 의원, 김 의원은 직접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양 지사는 등록 후 기자들을 만나 “반드시 예비경선을 통과하고 본선 승리를 위해 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여론조사에서 여권 3위권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린 박 의원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경기 성남의 ‘메타버스 허브’를 찾았다. 이곳에서 박 의원은 “미래 산업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사회 혁신을 이끌어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며 “경선을 통해 기업이 활력이 넘치는 나라를 만들 후보라는 것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여권 1위 주자인 이 지사는 예비후보 등록을 앞두고 출마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이 지사는 30일 등록한 뒤 다음달 1일 출마 선언을 하며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동영상 형식의 출마 선언을 준비 중으로, 기존 정치권의 출마 선언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 전 장관과 정 전 총리까지 등록을 마치면 여권 주요 주자가 모두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이 의원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지를 참배했다. 정 전 총리와 이 의원은 전날 “다음달 5일까지 경선 후보 단일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후보는 많지만…與 ‘풍요 속 빈곤’

민주당은 야당보다 풍부한 후보군에도 경선이 이렇다 할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젊은 정치인 열풍’을 타고 당선에 성공하며 야당에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 최 전 원장 등 유력 잠룡 역시 야권에서 출마할 것이 유력해 여당은 패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역별 전당대회 및 합동연설회가 어려워 경선 과정에서 당 전체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컨벤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정 전 총리와 이 의원이 지난 28일 꺼내든 단일화 카드도 다른 후보들의 거절 속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예비후보 등록 후 기자들을 만나 “예비경선 기간에 최선을 다해 경주하겠다”며 “단일화에는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 지사 역시 이날 예비 후보 등록 이후 낸 입장문에서 경선을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민주당은 대책으로 TV토론을 적극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은 국회에서 2차 회의를 열고 예비경선 프로그램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30일 당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열고 TV토론 등 경선 일정을 확정한다. 이소영 대변인은 “네 차례의 TV토론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지만 횟수를 늘릴 여지도 있다”며 “합동연설회를 하지 않게 되면서 그 공백을 TV토론으로 채워야 해 방송사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