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피에트로 리초 "푸치니는 척박한 서부에서 피어난 낭만을 그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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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서부의 아가씨들' 지휘자 피에트로 리초
국립오페라단 국내 첫 공연
예술의전당서 내달 1~4일
"영화음악처럼 편하게 즐겼으면"
국립오페라단 국내 첫 공연
예술의전당서 내달 1~4일
"영화음악처럼 편하게 즐겼으면"
나비부인, 라보엠, 토스카…. 오늘날에도 걸작으로 꼽히는 오페라들을 남긴 자코모 푸치니는 1910년 생애 처음으로 서부극 오페라를 작곡했다. 유럽 오페라 애호가들은 당혹스러웠다. 오페라에 빠지지 않았던 소프라노의 아리아는 없었다. 미국의 자연을 표현한 타악기 소리도 낯설었다. 푸치니의 ‘4대 오페라’에 들면서도 ‘서부의 아가씨들’ 공연 횟수가 적은 이유다. 국내에서도 아직 공연된 적이 없다.
국립오페라단이 다음달 1~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서부의 아가씨’를 국내 초연한다. 세계 초연 이후 111년 만이다. 2013년 국립오페라단과 오페라 ‘돈 카를로’로 호흡을 맞췄던 이탈리아 지휘자 피에트로 리초(사진)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메트오페라합창단을 이끈다. 여주인공 미니 역에는 소프라노 카린 바바잔얀(아르메니아)과 이윤정이, 테너 마르코 베르티(이탈리아)와 국윤종이 남자 주인공 딕 존슨을 연기한다.
지난 25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리초는 “풍성한 멜로디와 관객을 압도하는 선율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며 “부를 좇아 인간성이 사라져가는 서부에서도 낭만이 꽃피는 순간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3막으로 이뤄진 작품의 배경은 185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탄광촌. 술집 여주인 ‘미니’와 도적떼의 우두머리 ‘딕 존슨’의 사랑이 줄거리다. 둘이 낭만을 싹틔우기엔 환경이 척박했다. 황금을 찾으려는 개척자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었고 폭력과 사기, 절도가 일상처럼 난무했다.
“푸치니는 거친 수컷들의 투쟁을 오케스트라 선율로 옮겼습니다. 그가 한 번도 오페라로 쓰지 않았던 소재예요. 악보에 ‘이건 폭력적이다’고 적어놓을 정도였죠.”
푸치니는 절망적인 배경을 활용해 사랑을 극적으로 보이도록 연출했다. 지휘자는 서사가 절정에 치달을 때까지 감정의 흐름을 매끄럽게 이어가야 한다. 리초는 “야만성이 사랑으로 바뀌는 과정을 섬세하게 풀겠다”며 “푸치니의 작품 중에서 지휘 난도가 높은 작품이다. 푸치니의 드라마투르기(극작법)를 살려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 핀란드 국립오페라단 부지휘자로 지휘 인생을 시작한 리초는 ‘푸치니 스페셜리스트’다. 20여 년 동안 푸치니의 ‘라보엠’만 60회 연주했다. 숱한 공연 속에서도 ‘서부의 아가씨’를 지휘한 건 드물었다. 이번 공연이 두 번째다. 그는 “2003년에 이어 18년 만에 다시 지휘하는 레퍼토리”라며 “마치 영화음악을 감상하듯 편하게 공연을 봤으면 좋겠다. 돌부처도 울면서 공연장을 나갈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국립오페라단이 다음달 1~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서부의 아가씨’를 국내 초연한다. 세계 초연 이후 111년 만이다. 2013년 국립오페라단과 오페라 ‘돈 카를로’로 호흡을 맞췄던 이탈리아 지휘자 피에트로 리초(사진)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메트오페라합창단을 이끈다. 여주인공 미니 역에는 소프라노 카린 바바잔얀(아르메니아)과 이윤정이, 테너 마르코 베르티(이탈리아)와 국윤종이 남자 주인공 딕 존슨을 연기한다.
지난 25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리초는 “풍성한 멜로디와 관객을 압도하는 선율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며 “부를 좇아 인간성이 사라져가는 서부에서도 낭만이 꽃피는 순간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3막으로 이뤄진 작품의 배경은 185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탄광촌. 술집 여주인 ‘미니’와 도적떼의 우두머리 ‘딕 존슨’의 사랑이 줄거리다. 둘이 낭만을 싹틔우기엔 환경이 척박했다. 황금을 찾으려는 개척자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었고 폭력과 사기, 절도가 일상처럼 난무했다.
“푸치니는 거친 수컷들의 투쟁을 오케스트라 선율로 옮겼습니다. 그가 한 번도 오페라로 쓰지 않았던 소재예요. 악보에 ‘이건 폭력적이다’고 적어놓을 정도였죠.”
푸치니는 절망적인 배경을 활용해 사랑을 극적으로 보이도록 연출했다. 지휘자는 서사가 절정에 치달을 때까지 감정의 흐름을 매끄럽게 이어가야 한다. 리초는 “야만성이 사랑으로 바뀌는 과정을 섬세하게 풀겠다”며 “푸치니의 작품 중에서 지휘 난도가 높은 작품이다. 푸치니의 드라마투르기(극작법)를 살려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 핀란드 국립오페라단 부지휘자로 지휘 인생을 시작한 리초는 ‘푸치니 스페셜리스트’다. 20여 년 동안 푸치니의 ‘라보엠’만 60회 연주했다. 숱한 공연 속에서도 ‘서부의 아가씨’를 지휘한 건 드물었다. 이번 공연이 두 번째다. 그는 “2003년에 이어 18년 만에 다시 지휘하는 레퍼토리”라며 “마치 영화음악을 감상하듯 편하게 공연을 봤으면 좋겠다. 돌부처도 울면서 공연장을 나갈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