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도남동의 상주보오토캠핑장에 많은 캠핑객이 몰려들어 휴식을 즐기고 있다. 경상북도 제공
상주시 도남동의 상주보오토캠핑장에 많은 캠핑객이 몰려들어 휴식을 즐기고 있다. 경상북도 제공
경상북도가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전국 처음으로 해제한 지 두 달이 지나면서 음식, 숙박, 관광, 전통시장 등 민생경제가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시행을 앞두고 경북의 선제적인 조치가 일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해 향후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시행에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상북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집합금지 완화) 이후 4~5월 비씨카드와 신한카드의 매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증가했다고 29일 발표했다. 특히 집합금지를 해제한 12개 군의 소비는 완화(4월 26일) 이전보다 10% 이상 증가해 비해제 지역의 2.2%보다 크게 높았다. 울릉군은 42%, 청송군은 15%, 영양군은 14.3%, 울진군은 13.7% 각각 상승했다.

포항과 울진 영덕 등 경북 동해안 바닷가는 4월 말 이후 붐비고 있다. 오토캠핑장이 아니어도 해송만 있으면 캠핑장으로 변해 자리가 없을 정도다. 아직 본격적인 휴가철이 아닌데도 이렇게 많은 관광객이 찾는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송호준 경상북도 관광마케팅과장은 “5월 경북의 관광객은 전달보다 100만 명 이상 늘어난 350만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올 5월 말까지 경북의 관광부문 신용카드 지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한 1805억원으로 나타났다.

경북 '집합금지 해제 실험', 민생경제 숨통 틔웠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시행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소상공인 분야 48개 업종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5월보다 평균 매출이 12.4% 증가했다. 학원(127%), 주유소(38%), 대형마트·슈퍼마켓(8.3%)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전통시장 체감지수도 경북은 44.9로 전월보다 9.2포인트 높아졌다. 전국 평균은 1.7포인트 상승했다. 김진현 경상북도 복지건강국장은 “12개 군 지역부터 시작한 집합금지 해제가 17개까지 늘어나는 동안 시·군 지자체에 맞는 방역대책을 자율적으로 시행하도록 재량권과 책임을 함께 준 것이 주효했다”며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방자치의 정신에 맞게 현장 중심으로 이뤄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4월 26일 이후 6월 28일까지 집합금지가 해제된 17개 시·군의 확진자 수는 총 74명에 불과했다. 청송 11명, 성주 12명을 제외하고는 15개 시·군이 모두 10명 이하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전국 확대 실시도 철저하게 지방 재량과 책임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