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의 한 병원 탁자 위에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 상자가 놓여 있다/사진=EPA
터키 이스탄불의 한 병원 탁자 위에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 상자가 놓여 있다/사진=EPA
중국 당국이 자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28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백신을 긴급사용 승인 목록에 올린 것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충분히 증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입장은 최근 서방에서 중국산 백신의 효능의 의구심을 드러낸 것에 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발언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중국산 백신의 효능에 공개적으로 의구심을 나타낸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5일 드라기 총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산 백신으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에 충분치 않다. 이는 칠레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즈(NYT)도 몽골과 바레인, 칠레 등 중국산 접종률이 세계 정상급으로 꼽히는 국가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정부의 적극적인 독려와 국민의 호응에 힘입어 2차 백신 접종까지 완료한 성인 비율은 50~6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몽골과 바레인, 칠레는 지난주 세계에서 코로나19가 가장 많이 발생한 상위 10개국 안에 포함됐다.

특히 칠레에서는 하루 50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중국산 백신 시노팜과 시노백을 대량으로 수입한 후 국민들에게 접종했다. 중국 정부는 백신 부족 현상을 겪는 국가들을 상대로 공격적인 백신 외교를 펼쳤다.

그러나 중국산 백신의 예방 효과는 화이자나 모더나 등 미국이 개발한 백신에 비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정부는 시노팜과 시노백은 예방 효과가 각각 78.1%와 51%라고 발표했지만 임상과 관련한 자세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이달 초 중국 업체 가운데 시노팜에 이어 시노백도 WHO의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