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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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거리두기 지침 시행을 앞두고 완화 시기를 몇 주만이라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백신 접종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600명대로 늘어난데다, 국내외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까지 심상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방역 지침까지 완화할 경우 자칫 '4차 대유행'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정부는 거리두기 완화는 예정대로 시행하되, 서울·경기·인천 3개 시도에 대해 별도의 방역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입니다.

◆급속 확산중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

정부는 7월1일부터 사적모임 제한 기준을 5인에서 6~8인 이상으로 늘리고, 유흥시설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도 자정(밤 12시)까지 확대하는 새로운 거리두기 지침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코로나 확진자 수는 지난 23일 이후 5일 연속 600명대로 늘어나 있는 상태입니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확진자 수가 늘고 있습니다.
이 중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1주간(6.20∼26) 국내에서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브라질, 인도 등 이른바 주요 4종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는 267명입니다. 영국에서 유래된 '알파' 변이가 189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인도 델타 변이 73명, 브라질 '감마' 변이 4명, 남아공 '베타' 변이가 1명입니다.

작년말 이 후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는 총 2492명입니다. 알파 변이가 2075건으로 가장 많고, 델타 변이 263건, 베타 변이 143건, 감마 변이 11건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3배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세계보건기구(WHO)측은 "최소 85개국에 델타 변이가 확산돼 있는 상황이며 백신 미 접종자를 중심으로 감염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백신 접종 모범국' 영국과 이스라엘에서도 새 감염자의 70~90%가 델타 변이 케이스입니다.미국서도 델타 변이 확진자 수가 2주새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각국 정부, 방역 강화로 돌아서

잦아드는 듯 했던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자 세계 각국은 완화했던 방역 조치를 다시 강화하고 있습니다. 델타 변이 확진국으로부터의 입국금지 조치와 함께 2주간 격리 조치, 거리두기 완화 연기 ,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한 달동안 전국 봉쇄 조치를 내렸고, 호주와 방글라데시는 1~2주간 이동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우리 정부도 고민입니다. 소규모 지인 모임을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풀기로 했던 거리두기 지침을 바로 번복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완화 일정에 맞춰 수많은 개인과 소상공인, 기업들이 일정과 투자계획 등을 짜놓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거리두기를 완화하면서도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확산세가 거센 서울·경기·인천에 대해 별도의 추가방역 대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수도권만 별도 대책" vs "거리두기 완화 연기해야"

그러나 지금이라도 거리두기 완화조치 시행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한국은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은 상태여서 변이 바이러스 대응이 힘들다는 지적입니다. 전 국민의 60% 이상이 1차 접종을 끝낸 영국이나 이스라엘도 델타 변이에는 속수 무책입니다.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1차 30%, 2차 8%에 불과합니다. 7월 중·하순까지는 의료 종사자들의 휴식과 교육을 위해 백신 접종도 일시 중단됩니다.거기다 기존 백신을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까지 출현해 방역당국을 더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7월부터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본격화되면 확진자가 어디까지 늘어날 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아직 고위험군 중 일부도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상태인 만큼 백신 접종 상황에 맞춰 방역지침을 서서히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