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위췬 CATL 회장
정위췬 CATL 회장
중국 최대 전기자동차 배터리업체 CATL이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와의 공급계약을 2025년말까지로 연장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대한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CATL은 이날 시가총액에서 선전증시 대장주인 우량예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CATL은 전날 선전거래소에 테슬라와의 공급계약 연장을 공시했다. 기존 2022년 6월까지였던 계약 기간을 30개월 늘려 2025년 12월까지로 한다는 내용이다. 양측은 차종이나 공급량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CATL은 테슬라의 첫 해외공장인 상하이공장에서 생산하는 준중형 세단 모델3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과 함께 양대 공급자 체제다. 테슬라 상하이공장 생산 차량들은 주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판매되며, 일부는 유럽 등으로 수출된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CATL은 중국에서 영업하는 전기차업체 대부분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내 배터리 점유율은 50%에 육박하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시장에선 LG에너지솔루션, 테슬라의 메인 파트너인 파나소닉, 삼성SDI에 이어 4위에 올라 있다.

CATL은 이달 초 독일 폭스바겐으로부터 1급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또 메르세데스벤츠와 신형 트럭에 장착할 배터리를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하는 합의도 체결했다.

이같은 호재들을 바탕으로 CATL의 주가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CATL의 주가는 이날 장중 2% 넘게 올라 시총 1조1800억위안(약 206조원)을 기록했다. 기존 선전증시 대장주인 바이주(白酒) 주식 우량예가 2%가량 내려 1조1600억원으로 줄어들면서 두 회사의 시총이 역전됐다. CATL은 지난달 말 이 회사 최초, 선전증시에선 두 번째로 시총 1조위안(약 175조원)을 돌파한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 다양한 견제를 받고 있는 테슬라는 5월에 판매량을 회복하며 우려를 줄여가고 있다. 5월 판매량은 3만3463대로 전년 동월 대비 201%, 전월(4월) 대비 29% 늘었다. 지난 4월에는 불매운동, 일부 군 부대에서의 구입 제한 등으로 전월 대비 27% 급감한 2만5845대로 떨어졌었다. 테슬라는 지난 26일에는 중국에서 그동안 판매한 차량 대부분인 28만5000여대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위해 리콜하기도 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