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심근염·심낭염 관련 의료인용 안내서 배포
"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 뒤 흉통·호흡곤란시 진료받아야"(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중 화이자나 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의 백신을 접종받고 가슴 통증과 압박감, 호흡곤란 등이 발생하거나 이런 증상이 악화해 지속될 경우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의료진은 이런 환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해 심근염이나 심낭염을 확인하면 약물 치료나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심근염은 심장 근육에 생긴 염증을, 심낭염은 심장 주변막의 염증을 뜻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mRNA 백신 접종자 가운데 심근염과 심낭염 이상반응 사례가 해외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됨에 따라 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의료인용 지침을 제정해 전날 배포했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전문가가 포함된 자문단을 구성해 심근염과 심낭염에 대한 신고 및 관리 방안 등을 논의한 뒤 이번 지침을 마련했다.

지침에 따르면 mRNA 계열의 백신을 접종한 후 ▲ 가슴 통증, 압박감, 불편감 ▲ 호흡곤란 또는 숨 가쁨, 호흡 시 통증 ▲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두근거림 ▲ 실신 등의 증상이 새롭게 나타나거나 악화해 지속되는 경우 심근염 및 심낭염을 의심할 수 있다.

의료진은 이런 환자에 대해 혈액검사와 심전도 검사, 심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소견을 확인한 뒤 심근염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심낭염은 급성 흉부 통증, 청진상 심막 마찰음, 심초음파 소견 등에서 2개 이상이 확인되는 경우다.

심근염과 심낭염은 스테로이드 등 약물을 쓰거나 수술을 시행해 치료할 수 있다.

심근염 발생 시 심부전 합병증이 있다면 심장의 활동을 감소시키는 베타 차단제나 앤지오텐신 전환 효소(ACE) 억제제 등의 의약품을 쓸 수 있다.

만일 심근염으로 인해 사망 위험이 있는 위급상황에서는 기계보조요법(EBS, ECMO)이 필요하다.

다만 경증이라면 심근염과 심낭염 모두 치료 없이 호전될 수 있다는 게 추진단의 설명이다.

조 반장은 심근염과 심낭염 예후에 대해 "대부분은 좋아지지만 간혹가다가 굉장히 안 좋을 수 있다"며 "현재 '골든타임'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인지되고 증상이 있으면 빠른 시간에 의료진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예후를 좋게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추진단은 이에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접종 후 심근염 및 심낭염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고, 해당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은 즉각 당국에 이상반응을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 뒤 흉통·호흡곤란시 진료받아야"(종합)
김기남 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심근염, 심낭염 발생 사례가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예방접종의 이득이 훨씬 크다는 부분을 전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화이자 백신에 대한 예방접종은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반장은 다만 "심근염 등 관련 이상반응 발생에 대비해 관리대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달 심근염과 심낭염을 화이자, 모더나 백신의 부작용으로 등록하면 국내에서도 이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은희 추진단 안전접종관리반장은 "FDA(미국 식품의약국)가 mRNA 백신 제품에 부작용으로 등록했고 영국에서도 mRNA 백신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부착했다"며 "EMA(유럽의약품청)에서 공식적으로 부작용 등록을 하고 이후 WHO도 7월 중 부작용으로 등록을 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검토해 국내에서도 공식적인 부작용으로 등록할 예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올해 4월 이후 mRNA 계열 백신을 총 3억건 접종한 가운데 1천226건의 심근염 및 심낭염 사례가 보고됐다.

지난 11일 기준으로 백신 접종 100만건당 4.1건 수준이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발표에 따르면 심근염 및 심낭염이 발생한 이상반응 환자는 주로 남성 청소년 및 청년층이었고, 보통 접종 후 4일 이내에 증상이 발생했으며 1차보다는 2차 접종 후에 발생 빈도가 높았다.

환자 대다수는 치료를 받거나 휴식을 취한 뒤 증상이 빠르게 호전됐다고 알려졌다.

한편 추진단에 따르면 백신 이상 반응이 아닌 일반적인 심근염 및 심낭염의 주요 원인은 코로나, 인플루엔자, 콕사키 등 바이러스나 연쇄상구균, 황색포도상구균, 결핵균 감염 등이 꼽힌다.

이 밖에 루푸스와 류머티즘 등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고 항생제와 항우울제 같은 약물, 방사선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연합뉴스